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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두만 Dec 07. 2022

게임도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새로운 예술 장르의 탄생 



  당신이 생각하는 예술의 정의는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예술의 의미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대상일 수도, 자신을 드러내려는 활동의 총칭일 수도 있다. 그 정의가 무엇이 되었든, 사람마다 느끼는 아름다움의 영역도 다르고 흥미도 달라서, 예술에 대한 정의도 조금씩 다를 터이다. 하지만 옛적부터 모두가 예술이라고 인정하는 영역이 있다. 음악, 미술, 문학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에 반해 예술이라고 인정해야 하는지 애매한 경우도 있다. 과연 게임 같은 경우도 예술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내 대답은 'YES'다. 그리고 난 게임이 지금껏 존재했던 그 어떤 예술 장르보다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기존에 존재했던 기성 예술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차이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게임은 두 가지 이유로 기성 예술과 구별된다. 첫 째는 게임만이 가지는 능동성이고, 둘 째는 게임이 다른 장르의 특성을 합친 종합예술이라는 점이다.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은 수용자가 창작자의 의도를 단방향으로 받아들이는 구조를 가진다. 음악을 들으면서 연주에 참여할 수 없고,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드로잉에 참여할 수 없으며, 책을 읽으며 직접 스토리 진행에 개입할 수 없다. 하지만 게임은 어떠한가? 게임 속에서 난 등장인물이 된다. 특정 역할을 맡는다. 이야기 속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다른 예술과 달리 능동적으로 몰입하게 된다. 


  또한 기존의 예술 장르는 인간의 오감(五感) 중 한 가지만을 자극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음악은 소리를 이용한 예술이고 미술은 시각에 의지하는 예술이다. 간혹 장르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있지만, 그렇다고 다고 해서 예술의 본질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떠한가? '너티독'에서 발매한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예시로 들어보자. 이 게임은 정체불명의 곰팡이 때문에 인류가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 가족을 잃은 남자가 딸 또래의 소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야기적인 요소가 담겨 있고, 여러 색깔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술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음악도  들어간다. 각 예술의 특질이 합쳐졌다는 점에서 게임을 종합예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게임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그 발전의 정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여타 예술 장르도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진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색채를 진보라고 불러야 할지 취향의 변화라고 해야 할지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기반을 둔 특성상 기술의 발전과 게임의 퀄리티는 비례할 수밖에 없기에 더 나아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더욱 기대되는 점은 앞으로의 발전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여러 과학자들이 몇십 년 후에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술의 특이점'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 시기가 오면 과연 게임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이미 VR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언젠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별 못할 세상이 온다면, 어느 세계가 게임 속 세상인지 판단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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