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월에게 건네는 말

잘하려는 마음보다, 계속 가겠다는 마음

by max

나의 1월은 늘 조용했다. 12월 31일의 밤을 지나오면, 마음 한켠이 유난히 조용해진다. 잘 해냈다는 안도감과,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그대로 둔 채 새해는 큰 소리 없이 시작된다.


어제까지의 나는 그대로인데, 달력만 한 장 넘어갔을 뿐인데도 괜히 다시 시작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달. 요란한 카운트다운이 지나가고 나면, 새해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우리 앞에 와 있다. 그래서 별생각 없던 1월이 새삼 좋아지려고 한다. 의욕보다 마음을 먼저 정리할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으려 한다.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다짐은 생각보다 쉽게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늘 그래왔던 것 같다.


대신 작년의 나를 한 번 돌아보고, 올해의 나에게 조심스럽게 방향만 건네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뤘던 것들 중에는 의외로 꾸준히 해낸 것들이 있었다. 내 글쓰기는 그중 하나다. 잘 쓰겠다는 욕심보다는 멈추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붙잡았던 시간들. 올해도 그 마음은 그대로 가져가려고 한다. 영상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서툴고, 여전히 배울 게 많지만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작년의 나는 충분히 칭찬한다. 올해는 결과보다 과정에 조금 더 익숙해지고 싶다. 천천히라도, 계속.


그리고 가족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일과 거절 연습 역시 올해도 쭉 이어갈 예정이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은 여전히 조금 부끄럽고, 싫다고 말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마음들이 있다는 걸 이미 한 번 배웠으니까. 그리고 나를 지키는 선택이 결국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도.


올해는 새롭게 더해진 바람이 하나 있다. 여행을 더 많이 다니는 것. 멀리 떠나는 거창한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다른 풍경에 놓아보는 시간들이면 충분하다. 작년에 몇 번의 여행이 내 마음을 생각보다 크게 흔들어 놓았나 보다. 올해는 그 흔들림을 조금 더 자주 허락해보려고 한다.


1월의 시작에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조급해지지 않는 것. 작년보다 더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올해도 분명 쉽지 않은 날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방향을 잃지 않고 내 속도대로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1월의 시작은 잘하려는 마음보다는 새롭게 시도도 하고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마음이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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