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의 매력 그리고 아쉬운 점
구글 출신 폴 데이브슨과 로언 세스가 개발한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가 인기라고 한다. 2월 6일 기준으로 앱스토어 인기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페이스북 피드만 해도 다들 클럽하우스 이야기다. 아이폰에서만 가능하다 보니 클럽하우스가 궁금한 사람들은 아이폰을 구입하거나 집 안에 묵혀둔 아이폰을 찾기도 한다고. 무엇이 그렇게 매력적이기에 SNS를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을까 궁금했다.
유명 인사, 업계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력
그냥 듣는 게 아니라, "대화"가 가능하다
먼저 클럽하우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건 앨런 머스크와 영향이 큰 것 같다. 원래 실리콘밸리에서 인기가 있었지만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소셜 미디어였다. 그런데 앨런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등장했다. 최근에 진행한 실험이 무엇이고, 게임스탑 주식, 비트코인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육성(!)으로 이야기하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사실 그의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클럽하우스는 "서로" 음성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앨런 머스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앨런 머스크뿐만이 아니다. 억만장자로 손꼽히는 투자자 마크 큐반,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 마이크 크리게르, 영화배우 케빈 하트도 이용자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문성욱 팀블라인드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차이 나는 클래스 출연진들, 널 위한 문화예술 오대우 대표, 책 읽어주는 남자 전승환 작가, 구독자 100만의 영화 크리에이터 김시선도 클럽하우스 이용자다. 이름과 직함만 들어도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SNS라는 느낌이 팍팍 오지 않는가. 짧은 시간 내에 "인싸 어플"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도 이런 느낌 덕이 아닌가 한다.
실제 클럽하우스 이용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개발자들이 많다고 한다. 초대장 시스템으로 인해 관련 업계 사람들부터 모이게 되다 보니 더욱 비슷한 직종이 몰려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현재로서는 유명 인사와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으로 보인다.
초대장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받아야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예전에 티스토리 블로그가 붐일 때 사람들이 초대장을 지닌 사람을 찾아 애원했던 것처럼 초대장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클럽하우스에 관련한 글을 쓴 사람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주위에 기 사용자를 수소문하기도 한다. 그도 어렵다면 중고마켓을 활용하기도 한다.
보다시피,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도 있다. 실제로 구매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이 블로그를 작성하는 도중에 다시 검색을 했더니 그 짧은 시간 안에 판매가 완료된 초대장도 더러 있었다. 초대장을 이렇게 갈구하는 것은 유명 인사와의 대화도 한몫할 것이다. 거기에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어플을 사용해보고 싶은 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아 클럽하우스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투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혹은 이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모두 작용하기도 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클럽하우스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 같다. 물론 개발자들이 초대장이 팔리는 일을 반길지는 미지수지만.
모두가 Moderator(운영자) 혹은 Audience(청중), 그리고 Speaker(발언권자)다.
누구나 운영자도 되고 청중도 되고 발언권자도 되는 구조
클럽하우스에서는 다른 사용자가 만든 방에 입장하여 청중으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내가 직접 방을 만들 수도 있다.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따라 본인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청중도 언제든지 손을 들고 운영자로부터 발언권만 얻으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누구나 운영자, 청중 그리고 발언권자가 될 수 있는 구조다. 평등하게 기회가 돌아가는 느낌,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는 느낌이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된다.
물론 초대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 운영자, 청중, 발언권자로서의 동등한 기회도 초대장 이전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모순적이다. 입장은 특정한 사람들만 했지만 그 안에서는 평등하다는 모순이 오히려 매력이다. 어렵게 쟁취한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자유감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휘발되는 이야기
실시간으로 참여해야 의미 있는 SNS
여기에서의 대화는 저장이 되지 않는다.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이 첫 출시가 되었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스냅챗의 스토리는 24시간 후 게시물이 삭제되는 기능인데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SNS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 되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트위터 플릿, 링크드인, 핀터레스트의 단기 공유 형태의 서비스처럼 말이다.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반응을 얻었지만 공유 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클럽하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휘발되는 이야기이니 부담이 적은 것은 물론 후에 흑역사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잊힐 권리를 존중받는 것, 그게 휘발성의 매력이고 그 매력을 클럽하우스는 잘 이해한 듯하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나중에 다시 들을 수 없으니 실시간으로 방에 참여해야 의미가 있다. 실시간으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뒤 쿨하게 자신의 일로 돌아갈 수 있다. 방의 이야기를 놓쳐서 아쉽다면 다음에 잊지 말고 참여하면 된다. 어차피 음성만으로 즐기는 공간이라 라디오처럼 다른 일을 하면서 참가가 가능하다.
부담 없는 음성 기반
얼굴을 보일 필요가 없다
얼굴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경우는 어떻게 화면에 잡힐지 고민을 해야 한다. 개인의 외모는 물론이고 배경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잠옷 바람으로 이야기를 해도, 머리에 까치집을 지어도 상관없다.
이 점은 마케터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촬영의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으니까 조용한 공간과 괜찮은 마이크 정도만 갖춰지면 된다. 그곳이 곧 마케팅 무대가 된다. 팟캐스트나 오디오 클립, 오디오북 통해 마케팅을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클럽하우스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니까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적은 투자로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터 출신답게 퍼스널 브랜딩과 마케팅 활용에 대한 방법을 강구중이다. 우리나라 사용자가 좀 더 늘게 되면 클럽하우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도 커질 테니 말이다.
다시 부담 없는 음성 기반이라는 장점으로 돌아와서, 사용자들의 의견 중 '줌(Zoom)'과 비슷하다는 평도 있었다. 얼굴만 보이지 않을 뿐 아니냐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줌은 말하는 사람은 화면에 나와줘야 집중도가 높아지는 반면 클럽하우스는 모두 평등하게 얼굴을 보이지 않으니 더욱 부담이 적다. 부담이 적다는 것은 더 자주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없을까?
지금 가장 핫(HOT) 한 SNS로 각광받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IOS 체제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폰 유저들 외에는 아직 사용이 불가하다는 게 큰 아쉬움이다. 하지만 세계인들의 소셜미디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곧 안드로이드 체제에 맞춘 어플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아쉬운 면은 메뉴나 도움말이 모두 영어로만 되어있다는 점이다. 음성 기반이라 한국어로 말하는 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세팅이 모두 영어다 보니 영어에 익숙지 않다면 불편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클럽하우스 붐을 일으킨 일본과 중국에서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 중이라 다른 언어로도 서비스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어 서비스도 기대해볼 만하다.
세 번째 아쉬운 점은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 실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점으로 꼽고자 한다. 하지만 익명성의 보장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네 번째 아쉬운 점은 최대 방 인원수다. 테크크런치의 기사에 의하면 2월 1일, 앨런 머스크의 방은 이미 5천 명이 다 찼다고 한다. 그래서 그 방을 중계해 주는 방도 생겼다고. 유튜브야 조회 수 체제이고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 많은 사람이 동시에 참여해도 문제가 없는데 5천 명이라니. 세계 거물들에게는 너무 작은방이 아닌가 한다.
매력과 아쉬운 점 모두를 살펴보았다. 앞으로 클럽하우스가 얼마나 더 사랑을 받을지 모두 함께 지켜보자. 후에는 클럽하우스 사용기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원한다면 빈 하트를 살짝 눌러 채워주기를 바란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언제나 Like와 구독자에 목마르다.
참고 자료
클럽 하우스 공식 블로그 https://www.joinclubhouse.com/blog
"말로 하는 SNS '클럽하우스'…실리콘밸리는 왜 주목했나", <여성신문>, 2021.02.05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290
"이거 하려고 중고 아이폰 샀어요”…SNS의 SNS ‘클럽하우스’ 뭐길래", <동아일보>, 2021.02.05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10205/105301223/1
"일론 머스크 ‘게임스톱’ 설전…음성SNS ‘클럽하우스’ 뭐길래?", <한겨레>, 2021.02.04
http://www.hani.co.kr/arti/economy/it/981849.html
"[이승재 칼럼-하이브리드角] 음성 SNS ‘클럽하우스’…태풍이 온다, 왔다", <아주경제>, 2021.02.04
https://www.ajunews.com/view/20210204165234769
"Elon Musk busts Clubhouse limit, fans stream to YouTube, he switches to interviewing Robinhood CEO", <Techcrunch>,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