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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캣 Jan 29. 2021

유튜브 의료광고 뒷 광고 생기는 이유는?


의료 광고


말은 쉽지만 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광고다. 먼저 광고를 할 수 있는 사람부터 제한이 된다. 광고를 할 수 있는 주체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사람 혹은 의료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광고는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인이 의료 단체 산하 의료광고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게시가 가능하다. 치료 경험담이나 수술 혹은 시술 전후 비교,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담지 않을 경우 불법 광고로 본다. 또한 시술 행위를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처럼 시술하는 행위가 노출되는 것(특히 혐오스러운 경우)도 불법광고다. 


사용 가능한 문구에서도 제약이 많다. 특히 치료 효능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은, 사실과 과학적으로 입각한 내용이어야만 한다. 표현도 의료 내용이 가볍게 느껴지거나 자극적이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이 없다거나 안전하다거나 하는 말도 부적합하다. 상장을 받았다거나 보증이 되었다거나 하는 내용도 담겨서는 안 된다.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쓸 수 있는 표현과 내용, 형식이 굉장히 제한된다.


이렇게 까다로운데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창의적으로 나오다 보니 의료광고 심의 대상이 맞는지 아닌지부터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의료인이 직접 의료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의료광고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중이고, 치료 경험담 부분의 경우도 참 애매하다. 스스로 돈을 내고 치료를 받은 단순한 병원 방문 후기는 의료광고로 보기 어려워 심의 대상에서 비껴가곤 한다. 그렇다 보니 지금 가장 문제 되는 유튜브 뒷 광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예비 약사 유튜버가 병원 관련 내용을 홍보하는 뒷 광고 제안에 대해 폭로한 사건에 이어 탑 크리에이터들이 의료 뒷 광고에 대한 사과가 줄 잇는 것은 (누군가는) 알고 또 (누군가는) 모르고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가 생기다 보니 보건복지부에서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유튜브와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의료광고 심의 대상을 확대다. 사실 뒷 광고 논란이 나기 전부터 의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불법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라는 거대한 재앙으로 인해 잠시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사전 심의만이 아니라 이미 게시된 광고물들에 대해서 사후 단속을 실시 중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혹은 파트너사의 관련 법의 무지 


의료인들이나, 관련 시설에서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은 아마 이 내용에 대해 한 번씩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크리에이터들은 이 부분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참 많다. 유튜브 강의에서 저작권, 의료광고 법, 개인 정보 침해에 대해 이야기하면 반은 주눅 들고 반은 반발한다. "이러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든가 "다른 애들은 다 하는데 왜 우리한테는 못하게 하냐"라든가. 


그도 아니라면 "원론적으로는 그렇죠." 하며 비웃든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광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독자 수나 광고 조회 수가 많든 적든 그러다. 광고가 자신의 일이 된다면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알려주는 사람들이 적기도 하고 이때까지 문제 되지 않았으니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실무적으로 활용이 적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원론은 알아야 한다. 그냥 넘어가지 말자. 법을 몰랐다고 위법이 적법이 되는 것이 아니니까. (같이 공부합시다.)


놀랍게도, 정말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다.(슬프지만, 알고도 불법광고를 행하는 사람들까지는 필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한 글을 남기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이는 크리에이터 개개인뿐 아니라 파트너 사 혹은 광고 대행 업무를 보는 회사들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의료광고 심의위원회에서는 체크리스트 형태로 이해하기 쉬운 의료광고 가이드를 배포 중이다. 의료광고를 하시려는 의료인들, 광고 대행사분들, 그리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아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의료법 제5장 의료광고

http://law.go.kr/%EB%B2%95%EB%A0%B9/%EC%9D%98%EB%A3%8C%EB%B2%95/%EC%A0%9C56%EC%A1%B0


의료광고 심의위원회의 의료광고 가이드  

http://www.admedical.org/contents/board/?doc=bbs/gnuboard.php&bo_table=notice&page=1&wr_id=165


뒷 광고 논란을 계기로 유튜브 생태계의 정화가 이뤄지기를


유튜브 강사로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유튜브라는 공간을 정말 사랑한다. 물리적으로, 비용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들, 보고 싶은 것들을 앉은자리에서 보게 해주는 곳이다. 주위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피어나는 곳이다.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는 곳이다. 내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그래서 이 공간이 이전에 사랑했던 블로그처럼 퇴색되지 않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다. 유튜브 생태계가 오래오래 깨끗할수록 유튜브를 사랑하는 사람들, 신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크리에이터들의 지낼 공간이 넓어지는 것이다.


이번 뒷 광고 논란을 계기로 유튜브 생태계가 조금 더 맑아지기를 바라고 크리에이터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경각심이 생기는 기회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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