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모니터 교정을 완료하고 작가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면!
어떤 편집자는 어느샌가 단축키를 자유자재로 쓰는 괴물이 되고 만다.
딱히 쓸 이야깃거리가 없어 고민하던 찰나, 이번에는 편집자가 요긴하게 쓸 만한 한글 프로그램 단축키들을 풀어내 보려고 한다(다들 알 수도 있지만). 거창하게 ‘한글 편’이라고 써넣었지만, 대부분의 원고는 ‘한글’로 오니 아마 워드 편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듯싶다.
부디 즐겁게 봐 주시기를 바라며….
“작가님, 제가 수정한 부분은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았어요.”
한창 교정 중인 원고는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알록달록하다. 분명 원고 작성을 완료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가끔은 빨간색 파란색이 지겨운 날에 보라색 청록색으로 감성을 더해보면 어떨까.
Ctrl + M + K → 검은색
Ctrl + M + R → 빨간색
Ctrl + M + B → 파란색
Ctrl + M + Y → 노란색
Ctrl + M + G → 초록색
Ctrl + M + W → 흰색 (쓸 일이 있을까)
Ctrl + M + D → 보라색
Ctrl + M + C → 청록색
예전에는 원고에 강조할 부분을 밑줄과 기울임으로 표시해 놓으면 만사형통인 줄 알았다. 즉 인디자인에 원고를 그대로 넣으면 밑줄과 기울임 부분이 알아서 착착 뜰 줄 알았는데, 디자이너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진땀을 흘렀는지. 조판을 만만하게 본 초보 편집자는 “강조할 부분 앞뒤에 @나 # 기호를 넣어서 구분하는 게 훨씬 좋아요.”라는 디자이너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씁쓸한 기억과 단축키를 얻었다.
밑줄 처리: Alt + Shift + U
이탤릭체 처리: Alt + Shift + I
아주 오래전, 어느 작가가 “이건 표로 만들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원고에 스페이스 바를 잔뜩 눌렀더란다. 표의 칸 구분을 스페이스 바 두세 번 누르는 것으로 때운 것이다.
표가 워낙 길고 복잡했던 터라 나는 표 만들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디자이너에게 인디자인으로 이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다(신입 시절 인디자인은 만능인 줄 알았다). 당연히 표로 작성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래저래 찾아보던 찰나, 구세주를 만났다(안 그랬으면 일일이 작업해서 몇 시간은 걸렸을 거다).
‘입력 → 표 → 표 만들기 → 문자열을 표로’
표로 만들 텍스트를 드래그하고 이 순서로 진행하면, 흩어져 있는 텍스트를 표로 단번에 만들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작가가 빈칸으로 구분해 놓았으니, ‘3칸 이상의 빈칸’을 선택해서 표를 뚝딱 만들었다.
물론 저런 부탁을 해온 작가는 저분 하나였지만, 언젠가 또 쓸 일이 있겠지.
하나하나 스타일을 매겨서 작업하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작업할 때는 ‘모양 복사’를 쓰면 좋다. 모양 복사는 말 그대로 글자 모양이나 문단 모양(또는 둘 다)을 복사하는 것으로, 단축키는 ‘Alt + C’이다.
가끔 빨간색 단축키를 쓰는 것보다 빨간색 글자를 모양 복사하면 손이 덜 가서(눌러야 할 자판이 하나 줄어드니까), 모양 복사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1. 드래그 없이 모양 복사할 부분에서 ‘Alt + C’ 누르기
2. 원하는 모양 복사 방식 선택
3. 이후 모양을 옮길 부분을 드래그하고 ‘Alt + C’ 누르면 끝
원고를 교정하다 보면, 으레 목차 명을 바꿀 일이 생긴다. 이후 바뀐 목차들을 원고 첫머리에 한 번에 정리하고 싶다면 ‘차례 만들기’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1. 교정을 진행할 때 각 목차에 스타일을 매겨놓는다.
2. 교정 완료 후, 차례를 실을 부분으로 이동해서 ‘도구 → 차례/색인 → 차례 만들기’ 순서대로 클릭한다.
3. 원고 방식대로 클릭하여 차례를 만들면 끝.
보통 보도자료 등을 작성할 때, 글자 하나가 맨 끝에 홀로 떨어져 있으면 그 글자를 윗 줄로 올리기 위해 자간을 줄이곤 한다. 모니터 교정을 할 때도 깔끔하게 원고를 정리하고 싶을 때 주로 사용한다.
자간 늘리기: Alt + Shift + W
자간 줄이기: Alt + Shift + N
“편집자님, 이 부분에 이 내용 추가할게요.”
교정을 진행하다 보면, 작가가 추가 부분만 작성하여 메일을 보낼 때가 있다. 추가 원고를 한 번에 긁어서 ‘복붙’해도 좋지만, 이 단축키는 어떨까. 바로, 문서 끼워 넣기 ‘Ctrl + O’다.
커버 사진: Photo by Thomas Lefebvr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