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미쓴 일단 해봐 Dec 01. 2023

퇴사 준비, 불안에 적응하기

모든 것이 순조롭지는 않다. (D-396)

나와 맞지 않는 회사 생활을 벗어나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2025년에는 회사 밖의 삶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획에 따라 조금씩 퇴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계획의 대부분은 경제적인 부분인데

지금 같은 고금리와 침체장이 지속된다면 과연 어떤 2025년을 맞이할지, 알 수 없다.




불안은 소소하게 찾아온다.

퇴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종종 흔들리며

어떤 날은 흔들림이 쌓이다가 문득 불안이 온다.


나는 자꾸만 지금의 회사가 밉다.

고용이 안정되는 것 외에는

실망을 참 많이 했다.

일이 재미있지도, 관계가 즐겁지도 않은

물 위의 기름처럼 내가 둥둥 떠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과거의 회사들은 밉기까지 하지는 않았는데

이상한 감정이다. 회사가 밉다니.

그래서 퇴사 준비에 이렇게 몰입해있기도 하다.


사진: Unsplash의C D-X




여러 번의 이직을 거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회사가 문제일까?
아니면 내가 문제일까?


이 회사 만의 문제일까?
아니면 어딜 가나 이 정도는 비슷한 걸까?


그런데 뭐, 어떤 답이 나와도 내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회사도, 나도 문제가 아니다.

이건 정답이 있는 게임이 아니니까,

회사는 그대로 회사고, 그냥 이런 곳일 뿐이다.

나 역시 그냥 나고, 역시 그냥 이렇게 생겨먹었다.


여러 회사를 다녀보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사람이 모여있는 곳,

그리고 그곳이 생계를 결정하는 소득을 놓고 경쟁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나 비슷한 것 같다.

비영리단체에도 사내 정치는 있었고

기업에도 프리라이더는 있었으니까 말이다.


결론은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겠지.




목표로 하는 시기에 현실적으로 퇴사할 수 있는

준비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가끔 찾아오는 불안은

그만큼 절실하게 지금과는 다른 삶을 꿈꾸기 때문인 것 같다.


퇴사든 은퇴든 누군가에 터놓고 할 이야기는 아니다 보니

홀로 감당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목표를 달성해서 이른 은퇴에 성공한다면

그 이후의 삶도 홀로 감당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회사도 직장 상사도 없으니

대부분의 일을 스스로 만들고, 버티고, 결정해야 할 시간을 상상해 보면

어쩌면 불안은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고 즐겨야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일 것 같다.


그저 지켜보기로 한다.

어쨌든 노력하다보면 앞날이 바뀌어있지 않을까.?



표지사진: UnsplashDavid Emrich

매거진의 이전글 은퇴는 누구나 하게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