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미쓴 일단 해봐 Aug 29. 2024

조기 은퇴에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다닐 직장이 있으니 감사합니다

누가 그랬더라,

그런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공부하고 점수받아서 대학 나오고 직장생활 한 사람들은

다른 것도 열심히 공부해서 준비하면 다 되는 줄 안다고


나 역시 그랬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조금씩 도전하며 배워나가고 내 실력이 점점 좋아지면

부자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자산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함께

투자는 큰 손해를 보고야 말았다.

시장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책 속의 말들이 이런 것이었구나..

파이어를 향한 여러 계획들은 멈췄다.


사진: Unsplash의NEOM


인정하기로 했다.

나의 파이어 계획은 실패했다고 말이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소중한 꿈이었던 그것은

이제 어쩌면 사치스러운 단어가 되고 말았다.




나름대로의 파이어 계획이 어떻게 어그러졌길래

실패라고 판단하고 있는지 정리해보았다.


1. 원룸 건물의 신축을 통한 현금흐름 확보


가장 큰 실패는 집짓기의 수익성 맞추기 실패였다.

자기자본 1.5억을 투자하여 월 100~150만원을 만들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원룸 4개 이상을 전세로 임대해야 가능했던 시나리오인데

당분간 원룸 전세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월세로 임대를 맞추니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도 고금리에 이자가 치솟자 이자가 월세보다 많아졌다.


2.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규모 증대


저평가된 지방의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여

언젠가 물가의 상승에 의해 전월세가 오르면

조금씩 자산과 월소득을 높여가자는 전략이었지만

이번 자산 하락기를 맞이하여 역전세를 맞고야 말았다.

누구를 탓할 수 없지만,

굳이 따지면 이런 선택을 한 내 잘못이다. 내 책임이다.

수천만원의 역전세는 고스란히 추가 대출이 되었다.


사진: Unsplash의Enzo Sanches, Unsplash의Katie Harp


3. 배당주, 태양광 등 추가 소득 창출 파이프라인


원룸 건물 신축에서 자금을 회수하여 대출 일부를 상환하면

거주지 이전을 통해 시드머니를 마련,

안정적인 고정 소득을 만들어내려는 계획도 있었다.

한동안 배당주 공부도 하고

태양광에 빠져들어 온갖 매물을 탐색해보기도 했다.

이제는, 당분간은 가능하지 않다.


4. 주거비용 절감을 위한 지방 이사


이사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파이어 계획 상 주거지 이전의 재정적 목적은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이라도 대출을 줄이는 것이 되었다.

지방 발령을 신청했다.




40대 중반에 조기은퇴를 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도전한 길마다 벽에 부딪히는 중이다.


언젠가 돌아보면 이 경험은 무엇이 되어있을까?

내가 무얼 잘못한 걸까?

몇 년 동안 오로지 회사-집-공부 뿐이었는데..


사진: Unsplash의Jeremy Bishop


어떤 날은 가만히 앉아서 계산해 보면

그냥 지난 몇 년간 재테크니 투자니 아무것도 모르고 저축만 했더라도

지금보다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 날은 숨이 탁 막힌다.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나쁜 생각은 그만.

그래도 직장이 있어서 월급이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은 당장 처한 문제들을 하나라도 해결해 가야한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조기은퇴는 실패했다.


다음 희망은 뭘까?

매거진의 이전글 이른 은퇴는커녕, 망할 뻔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