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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Oct 17. 2022

퇴사는 쉬워요. 그 다음이 문제지

지속가능한 퇴사를 원하는 이유, 그리고 목표 (D-806)

직장생활이 벌써 16년째다. 아내 역시 20년째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아주 거대한 퇴사 욕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쉬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로또만 되어봐라'...

하지만 현실의 주변 직장인들은

실제로는 대부분 성실히 직장생활을 한다. 아니, 하려고 노력한다.
당연히, 나쁜 것이 아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에는 맡은 바에 성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실함(?)과는 별개로, 우리는 진지하게 퇴사를 꿈꾼다.
타인의 삶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의 삶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면, 그 또한 그 사람에게는 옳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다.



다만 나와 아내는 조금 다른 길을 가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속가능한 퇴사를 하기"

정말 진심으로 원한다. 그 마음이, 정당(?)하다고 느낀 이유는, 우리가 다음의 4가지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 직장생활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

이런 경우라면,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물론 나 역시 일을 하다 보면 소소한 보람이나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시키는 일을, 납득할 수 없을 때에도 해야 하는 조직생활과
시간을 내가 주도할 수 없다는 점, 월급은 감사하지만 그 댓가로 개인과 가족을 회사보다 우선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근본적인 한계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그런 사람이다.)

2) 가끔 힘들지만, 남들도 이렇게 산다. 월급 받지 않느냐. 그러니 견딜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렇게 믿으며 지난 16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결혼, 그리고 두 아이가 생기고, 내게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족"이 생기면서
가치관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두 아이를 오롯이 우리 둘의 힘 만으로 키우며

회사와 육아 외에 다른 일을 해볼 상상도 못하면서

지난 10년을 살아왔다.


월급 덕분에 우리는 생계를 꾸린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삶은 결국

내 월급보다 더 많은 일과 노력을 요구한다.

때로는 회사를 다니는 목적인 '가족'마저도 희생하라고 한다.


직장인으로서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제 한 발 더 나아가고 싶다.

이제는 알게 되었다.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말이다.

먹고사니즘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3) 세상만사 모든 일에 부정적인 사람


아무것도 안 하면 처음 며칠은 좋겠지만 금방 불행해질 것 같다.

취업 전의 백수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 또한 앞이 캄캄하다.


퇴사를 해도 일은 하고 싶다.
그 일을 내가 주도할 수 있고, 시간과 월급에서도 자유롭다면 행복할 것 같다.
무엇을 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하기 위해서 결정한 길이다.


4) 그만두면 뭘로 먹고살 건데?라고 되묻는 사람


사실 이건 퇴사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라기보다는

퇴사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대한 <태도>의 문제다.


지속가능한 퇴사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준비를 하면 된다.

100점 만점일 필요는 없다. 공부를 시작하자마자 만점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목표만 명확하다면) 언젠가 목표를 달성하면 되는 것이지, 오늘 당장일 필요는 없다.


문제가 경제적인 부분이라면,

월 500만원을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직장을 다니는 중에 월 10만원, 월 100만원이라도 더 만들어내면? 연봉을 더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도전은 언제나 옳다.




질문을 바꾸면, 이렇다.
만약 경제적인 문제, <월급>을 해결할 수 있다면 퇴사를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이 "그렇다" 라면,

결국 그동안의 나는 답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직장이 아닌 다른 길을 찾으려는 용기와 노력이 부족해서

퇴사를 실행에 옮기지 않아 왔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재 → 용기와 노력 → 내가 원하는 미래


용기가 없어서 미뤄왔다. 퇴사는 쉽다. 그 다음이 문제다.

그 다음 문제는 해결하고 싶지 않고, 퇴사는 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직을 반복해왔다.
이제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비슷한 생각을 하며 앞서간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다가,
브런치 작가이시기도 한 [바호] 작가님의 브런치북, 그리고 <대한민국 파이어족 시나리오>을 읽게 되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fire-in-30s


우리의 오래된 퇴사 바람이 진지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제,

퇴사를 위한 비전과 목표의 설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언제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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