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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Jan 24. 2023

신축을 위한 체크리스트,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첫 번째 토지, 왜 포기했나

두 달 정도를 몰입하였던 것 같다.

서울이라는 행정구역 안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 곧 멸실이 가능한 구옥을 찾는 일이었다.

제한된 종잣돈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대출을 일으킨다는 가정 하에

주요 업무지구와의 이동거리, 지하철역 500M 이내, 적정한 수요, 너무 낮지 않은 임대시세,

그 모든 것이 결합된 결과물인 <수익성>을 확인하였다.


토지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하면서

점점 일의 난이도는 높아져갔다.

집을 짓는 일을 시작하게 된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지만

신축의 과정에 대한 두 권의 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873696


https://m.yes24.com/Goods/Detail/109343199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두 권의 책을 통해 집을 짓는 일에 관심이 깊어졌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영상과 강의, 독서를 거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1년 내내 이 일에 파고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알아보다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그만뒀다가,

다시 생각이 나서 공부해 보고 정말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포기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어쨌든 시작을 결심하고 나서는 두 권의 책들로부터

신축사업의 전체 프로세스를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처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전 직장에서 100~500명 정도가 참여하는 행사를 여러 차례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 배운 체크리스트 작성과 체크의 기술(?)이 신축사업의 시작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체크리스트 초안을 만들고 나니 176개의 작은 과업이 생겼다.

그러면, 176개를 하나씩 지워나가면 건물이 완공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 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작 단계에서부터 이 체크리스트만으로는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토지의 수익성을 확인하려면,

그 토지에 원룸건물을 몇 층으로, 몇 개의 방을 만들어서 지을 수 있을지 확신해야 하는데

기초적인 부분이야 책에서 본 내용들로 적용을 해본다고 해도

결국 건축사무소의 계획설계(가설계)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마침 수강 중이던 신축 수업의 멘토님께 도움을 받게 되었다.




가설계를 통해 최종 수익성 분석을 하였고,

강동구의 토지 한 곳을 최종 매수 후보로 깊이 있게 검토를 했다.

현장 조사를 위해 부동산 한 곳에 들러서 동네 임대 시세를 조사하고, 해당 매물을 여쭤보았다.

수요도 풍부하고, 임대시세도 괜찮았다.

오가는 길에서 20~30대의 젊은 유동인구를 많이 접했다.


하지만 부동산의 의견은 <추천하지 않음>이었다.


1시 방향, 4시 방향, 11시 방향에 토지의 침범이 발생했다


염두에 두고 있던 토지에 옆 건물들이 들어와 있었다.

(과거에는 이런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신축 초보 도전자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알아보니 다음의 이유로 수익성이 줄어들었다.


첫째, 신축을 위해 옆 건물들의 철거를 요청해도 들어줄 리 만무하다.

반대의 입장이라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만약 강력히 요구한다면, 그들은 강력한 민원인으로 변신할 우려도 있다.


둘째, 옆 건물들과의 최소 이격거리를 지키면 신축 건물의 크기가 줄어든다.

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은 최소 0.5미터를 인접대지경계선과의 거리를 두어야 하며,

북쪽의 경우 일조제한으로 1.5미터를 이격해야 한다.


셋째, 침범한 건물들은 용적률까지 가져간다.

해당토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 60%, 용적률 200%가 가능한 곳이지만

토지 내에 들어와 있는 다른 건축물이, 연면적의 계산에 포함되어 버린다.


이런 이유들로 검토를 중단하게 되었다.

옆 건물들이 토지를 침범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지적도를 확인해 볼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에서는 인근 골목에 위치한

다른 토지를 추천해 주셨다.

다시 새로운 검토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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