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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Jan 28. 2023

신축 토지,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네

두 번째 토지는 왜 또 포기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토지의 침범 문제로 첫 번째 토지의 계약을 포기했다.

2개월 내내 찾아다니던 적합한 토지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https://brunch.co.kr/@may1st/72


부동산에서 추천해 준 다른 후보는 일단 주소를 받아 적고

근처를 한 바퀴 돌아보고 귀가를 했다.

부동산의 추천에 바로 혹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토지보다 2평은 더 작은데 가격은 6천만원 더 비쌌다.

물론 나름의 합당한 이유는 있다.

북쪽에 도로를 끼고 있어 일조권에서 유리하다는 점이었다.


둘째, 첫 번째 토지(지하철 역에서 500m)보다 약 100m 정도 멀었다.

역에서 600m도 가까운 거리지만 그래도 자꾸 비교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막연한 의심이었다.

이미 포기한 그 첫 토지를 아직 잊지 못하다 보니 마음에 내키지 않았는데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부동산에서 선뜻 추천을 해주니 일단 의심부터 들었고,

나온 지 오래된 매물 같아 보였다.

그렇게 좋은 매물이 나한테 이렇게 쉽게 올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다시 검토를 시작했다.

주변 시세조사는 이미 되어있었으므로, 토지의 가격과

해당 토지에 건축을 할 때 나오는 방의 크기와 갯수가 중요했다.


가설계의 도움을 받아 다시 분석을 해보니 기존 토지보다 2~3개는 더 나올 수 있어 보였다.

건축면적 자체가 7평이 늘어났다.

멘토님께 여쭤보았더니 멘토님도 이곳을 좋게 말씀해 주셨다.


부동산에서 추천해 줄 때는 의심이 들더니, 갑자기 좋은 매물이라는 정반대의 확신이 들었다.

다시 보니 사람들이 다니는 메인 동선과 가깝고,

인근에 동네 도서관도 있었다.

한 블럭 떨어진 곳은 재개발이 추진 중이어서 머지않아 좋아질 동네라는 생각도 들었다.


토지 분석에 많이 활용했던 랜드북 화면(해당 지역과 관련 없음)


결심한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책에서 보면, 좋은 물건을 검토할 때에는 꼼꼼하게 해야 하지만

막상 결정을 하면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좋은 매물을 빨리 잡을 수 있다고 쓰여있으니까 말이다.


아내와 함께 다시 한번 방문하여 주변을 살피고,

우리 인생에 가장 큰 결정을 내렸다.

부동산에 매수 의사를 밝히고 부랴부랴 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약간의 가격 조정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어필을 해보았다.


명절이 끼어있어서 명절 후에 최종 답변을 받기로 하고,

드디어 명절이 지났다.




답변은 매도 불가였다.


명절동안 어르신께서 건축 일을 하는 사위에게 물어보셨다고 하는데,

계약 조건 일부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거절된 조건은 <잔금 전 멸실 또는 용도변경> 이었다.


이 조건이 있는 이유는 이렇다.

건축을 위해 필요한 것은 '토지'이지만, 서울의 대부분의 집 지을만한 토지에는 이미 집이 있다.

따라서 이미 지어진 낡은 '집'을 매수하고 그것을 철거(멸실)하여 대지로 만든 다음, 건축을 한다.

매수자는 토지가 필요하고

매도자는 (오랫동안 보유해 온) 주택을 판다.


문제는 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규정이다.

매수인이 주택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8% 또는 12%의 중과된 취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에 비해 토지나 상가건물의 취득세는 4.6% 이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매매계약서에 "매수인의 요청으로 잔금 전 멸실(또는 상가건물로 용도변경)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매도인에게는 주택으로서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포함한 주택 기준으로의 양도세를 매기고

매수인에게는 토지 또는 상가건물로서의 취득세를 매기는

어찌 보면 이중적인(?) 세금 부과가 이루어져 왔다.

(이 방법은 기재부의 유권해석 변경으로 인하여, 2022년 10월 25일 이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https://m.blog.naver.com/khr1265/222910483153


멸실? 철거? 용도변경?

어렵기만 한 단어들과 잔금(=돈)을 받지 않았는데 건물부터 어떻게 한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거절을 하신다.

분명 매물을 내놓으실 때에는 동의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막상 실제로 매도하시려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려우셨던 것 같다.


두 번째 토지까지 놓친 아쉬움에

직접 두루마리 휴지라도 들고 어르신을 찾아가서 설득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중에 부동산을 통해서 들어보니

이미 최선을 다해 설득을 시도해 보신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부동산도 이 거래를 얼마나 성사시키고 싶었겠는가)


이렇게 본의 아니게,

다시 처음부터 토지 탐색이 시작되었다.


서울이 이렇게 큰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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