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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Jun 09. 2021

3천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

어떻게 부린이가 되었는가


이제는 선택만 남았다.

처음으로 투자에 대해서 공부를 해봤고, 길을 찾다 보니 낯선 동네에 와있다.

내가 생각하는 조건에 맞는 곳을 마침내 발견했다.


3,600만원이라는 돈을 투자한다면?

우리의 소중한 돈이 어떻게 될 것인지 늘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공부한 내용 안에서 최대한 '안전한' 물건을 찾았고

아직 해보지 않은 <실행>이라는 것을 해봐야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3,600만원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살던 대로 산다.




(2020년 1월, 첫 투자를 시작한 내용입니다. 현재 용하기에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담보대출이 불가능한지도 모르고 일을 저지를 뻔했던 아찔한 기억을 뒤로하고,

신용대출로 조달 가능한 3천만원 정도를 첫 투자 예산으로 잡았다.

공부를 통해 분양권 투자가 갭투자보다 오히려 적게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양권 투자

최초 보유자의 부담금

계약금(10%) + 중도금(60%) + 잔금(30%) = 분양가(100%)


전매 매수자의 부담금

분양가(100%) + 프리미엄(웃돈, P) = 현재 시세



분양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은 계약금(10%)만 분양 계약을 할 때에 건설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중도금(60%)잔금(30%) 내야 하는 날까지 (=입주날짜) 유예시켜준다.


분양가 3억원의 아파트라면

계약금(3천만원)만 처음에 부담하고, 중도금+잔금(2억7천만원)은 준공 후에 납부하는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전매가 제한되어 있지 않은 물건이라면

투자자는 계약금(3천만원) + 프리미엄(P) 을 주고 보유자로부터 매수할 수 있다.


나는 3천만원을 첫 투자금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먼저 경기도의 분양가 3억원 이내의 미분양 또는 프리미엄이 저렴한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다.

2020년 1월이었고, 부동산 사이트로 파주, 일산부터 남양주, 수원, 용인, 부천, 안양 등

서울 주위를 찾아보았지만 3억원 이내의 아파트 분양권은 (당연히) 없었다.

어쨌든 수도권 지도와 대략적인 교통망, 신축 위치, 시세를 대략이나마 아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예산에 맞추기 위해 중소도시로 눈을 돌렸다.

중소도시 투자에서는 인구가 적을 경우, 수요가 적어 시세가 정체되거나

매도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신중하라고 책에서 봤기 때문에 가급적 인구가 많은 지역부터 찾아보았다.

천안(66만), 청주(85만), 전주(66만) 모두 당시 1억원 정도가 필요했다.

나 같은 '부린이'에게 아직 그 정도를 투자할 용기와 확신은 없었다.


서울에서 가까운 중소도시를 찾다 보니 원주가 눈에 띄었다.

원주는 강원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다.

원주(35만), 춘천(28만), 강릉(21만) 순서인데, 서울과 가까운 이점도 있고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모두가 건설된 유일한 도시로 인구가 증가 중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구의 증가 여부와 인허가된 분양물량을 알 수 있다. (출처: 부동산지인, 아파트실거래가)


마침 <구도심 속의 신축 아파트>라는 가장 안전한 요건을 충족하는 단지가 있었다.

4개 단지 2,600세대로 이루어질 대단지로 20평대의 분양가는 2억6천만원.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부동산 뉴스와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원주", "원주 아파트/부동산", "원주 호재" 등을 반복 검색한다)

만약, 괜찮은 미분양 물건을 잡을 수 있다면 예산 내에 투자가 가능할 듯했다.


다음 단계는 현장에 가보는 것이다.

투자가 처음이기도 하고, 아내가 동행해야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겨울이라 눈썰매장에 가자고 아이들을 꼬드겨서

온 가족이 원주의 모델하우스로 향했다.


사전조사를 통해 위치, 초등학교 및 상업지구와의 거리, 인프라, 조망 등을 고려하여

마음에 드는 단지와 라인을 골라놓았다.

역시나, 남은 미분양 물건은 저층이거나 전망이 나오지 않는 뒷 동이었다.

계약을 잠시 고민했지만, 나중에 매도할 때를 생각하면

조금 더 주더라도 '비싸게 팔릴' 물건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왕 시간을 내어 여기까지 왔는데.. 찾아볼 수 있는 만큼 더 찾아보고 싶었다.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과자와 음료수로 달래 가며 다시 차에 태우고,

모델하우스 인근 부동산 몇 군데에 들렀다.

심지어 두 번째 부동산은 식사 중이라며 불만 덩그러니 켜있고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부동산과의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연히 그리고 갑자기

원하던 전면 조망이 나오는 앞동 고층 =로열동 로열층(RR) 매물이 말 그대로 툭! 튀어나오는게 아닌가.


드디어 찾은 건가?



처음으로, 뭔가 찾은 느낌이었다. 경험이 없어서 확신은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공부한 내용이 맞다면, 이 물건은 좋은 물건이었다.

무엇보다도 나중에 내가 들어와 살아도 좋겠다 싶었다.


이제는 선택만 남았다.

혹시 더 좋은 매물이 있는지, 비슷하지만 저렴한 매물이 있는지

다른 부동산에 전화를 돌려보았다. 확실했다.

분양가는 2,600만원이었고, 매도인은 프리미엄을 1,000만원을 받고 싶어 했다.

총 3,600만원.


마이너스통장으로 돈을 마련할 생각이었다.

보수적으로 금리를 4%로 책정해도, 이자는 한 달에 12만원이다.

1년에 144만원은 오를 수 있겠지?

욕심부리지 않고 1천만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돈 버는 일에 대한 부담도,

회사생활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더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삶이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뭐든 시작은 해야 달라질 것 같았다.


우리는 그날 이후 두 차례 더 원주를 방문했고

처음으로 투자를 위한 부동산을 매수하는 소중한 첫 발을 내디뎠다.




<참고>

투자 후에는? 다음과 같이 이후 스텝을 생각했다.

매수 시점은 입주까지 2년 정도 남아있었다. 상황에 따라

다음의 선택이 가능하다.

(1) 장기보유  ① 전세를 놓는다 ② 담보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른 후, 월세를 놓는다

또는 (2) 단기 매도  ③ 입주 전에 매도 ④ 입주 후 전세를 놓고 매도


만약, 입주 전까지 시세가 오르지 않고 매도도 어렵다면

"그냥 들어가서 오를 때까지 살면 되지 뭐" 이런 마음이었다.


<결론>

애초의 계획은 준공 후에 전세를 놓고, 몇 년 뒤에 매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1년이 안되어 매도를 하였다.

매도의 우여곡절은 다른 기회에 써 보려고 한다 :)

우리는 첫 투자에서

대출 이자와 양도세,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제하고 2천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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