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오늘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날

by 문 별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가끔...

이대로 사라져 버리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있었어~

그냥 너무 고단하고 지쳤을 때

죽겠다는 생각은 너무 무섭고

아... 그냥 이대로 먼지처럼 날아가버리거나

얼음이 녹듯이 스르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생각했지


너에게도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을까?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엄마처럼 고단하고 지쳤니?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널 꼭 안아주었을 거야

엄마가 없더라도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니 옆에 있어주면 참 좋겠다

네가 잠시 기달수 있게


사라져 버리고 싶은 날.

엄마는 병원에 가 앉아 있었어

분주하게 움직이며 이리저리 바쁜 의사들을 구경했지

아마 그때쯤은 엄마가 의사가 되고 싶었었나 봐

왠지 의사들은 존재의 가치가 분명해 보였어

살아있음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게...

누군가를 살려낼 수 있다면 꼭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


의사가 꿈인 시절이 지났을 때는

황홀한 자연풍경을 보러 갔어

멋진 일몰을 보러 바다에 가고

높은 곳에 올라 발아래 작은 세상도 보고

그냥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기도 했어

그러고 있음 마음이 참 평온해지더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어

이 드넓은 우주에 티끌만 한 나는 아주 잠깐 머물다 가는

먼지 같은 존재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


그러고 나서는 일상으로 돌아가

평상시처럼 살았지


우리 모두는 사라져 가고 있어

언젠가는 여기에서 없어지겠지

그러니 지금을 반짝반짝 빛나게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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