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웃음 중에 '찐' 웃음이 있다.
'나만 아는'이라고 자부하고 싶지만 거기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내 앞에서 가장 많이 보여주는 웃음은 되겠지 싶다.
그는 진짜 웃길 때
정말 못 참겠다는 듯이
약간 숨을 헐떡이면서
끅끅 대는 웃음을 한다.
표정에서 '아~이건 정말 웃겨' + '웃겨서 못 참겠어' 하는 게 보이는 웃음이다.
신혼 초
거실에서 혼자 개그 프로그램을 보던 신랑이
'찐' 웃음으로 거의 넘어갈 지경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신기했다.
개그 프로그램이 저렇게 웃기다고?
반신반의하며 옆에 앉아 함께 보는데
난 도통 어디가 웃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정말 신나게 웃었는데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그의 그런 모습이 유쾌했다. 좋아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를 웃기는 게 좋다.
다행히 그는 내가 하는 말을 가끔 재밌어하고 잘 웃는데
그럴 때면 괜히 내가 통쾌하고 으쓱해진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 건
부부 사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쳐다보며 미소 지을 순 있어도
깔깔거리며 웃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유머코드가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전후문맥을 다 아우르는 공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너무 웃겨서 숨이 넘어가듯
그렇게 웃는 날들이 많으면 좋겠다.
더불어 아이를 바라보는 그의 환한 웃음도 나는 참 좋아한다.
그의 웃는 얼굴을 자주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