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고 싶나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어요.
개미와 베짱이는 늘 한결같았죠.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면 식량을 집에 옮기기 바빴고 베짱이는 띵가띵가 놀기 바빴어요.
개미는 베짱이를 보며 베짱이처럼 느긋하고 여유로운 휴가가 있었으면 하고 부러워했지요.
그렇지만 그러기엔 개미가 너무 바빴어요.
여왕개미님이 하루에 시킨 일이 너무 많아서 그 일을 다 끝내기도 벅찼거든요.
베짱이도 마음은 개미와 비슷했어요.
개미처럼 열심히 일해서 식량을 좀 모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요.
늘 내일부터 하지 뭐 하며 오늘은 놀고먹다 보니 게으름이 몸에 배었거든요.
그래서 개미와 베짱이는 쳇바퀴 같은 하루를 보내며 일생이 늘 한결같다는 것을
이런 일상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죠.
이렇게 생이 끝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어요.
개미는 열심히 일해 꿈같은 휴식은 없지만 한때는 배부를 수 있고
베짱이는 신나게 놀다 보니 언젠가는 굶어 죽을 게 뻔하지만 지금만은 행복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개미와 베짱이가 사는 마을에 메뚜기가 왔어요.
"안녕^^ 나는 세계를 여행 중이야~"
메뚜기는 며칠간 마을에 머물며 마을의 축제도 즐기고 일손도 돕다가 떠날 예정이라고 했어요.
개미는 메뚜기에게 물었어요.
"그렇게 여행 다니면 식량은 어떻게 구하니?"
"그때그때마다 달라 마을 사람들이 식량을 대접해 줄 때도 있고
내가 일손을 도와 식량을 얻을 때도 있어.
어떨 때는 식량이 없어 굶을 때도 있고"
베짱이는 의아해하며 말했어요.
"아니 그럼 배가 고플까 불안하지는 않니?"
"불안? 아니 전혀~있을 땐 감사히 먹고 없을 때 맛있게 먹을 어느 날을 상상하면 즐거운 걸"
개미와 베짱이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메뚜기가 이해되지 않았어요.
"아니 왜 떠돌며 사는 건데? 한 곳에 정착하면 친구랑 가족도 같이 살고 안정적이잖아~"
"음 세계 여행을 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이루고 싶은 꿈이었어~
가끔은 두렵고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도전하는 거지"
"그건 너무 무모하지 않니?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잖아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겁 많은 개미가 말했어요.
"아니 그냥 도전 같은 거 안 하고 편하게 살면 안 되니?"
게으른 베짱이가 말했어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나는 더 멀리, 더 많은 곳에 갈 거야"
며칠 뒤 메뚜기는 펄쩍 뛰어 다른 곳에 갔어요.
개미와 베짱이는 한편으로는 메뚜기가 부러웠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