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아기 동물들은 시간이 되면 부모 품을 떠나야 하죠.
그건 어느 동물들이나 마찬가지인데요.
그때가 되면 모든 아기 동물들은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하고
반드시 부모의 곁에서 벗어나 아주 멀리 가야 한답니다.
그래서 요새 숲 속은 아기 동물들의 여행 계획에 다들 떠들썩해서 활기가 돌고 있어요.
아기 동물 중에 가장 부러움을 사고 있는 동물은 다름 아닌 아기 새였어요.
어디든 날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아기 새의 여행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어요.
사슴이 물었어요.
"아기 새야 이제 곧 부모님 곁을 떠나 멀리 가야 할 텐데 어디를 가기로 결정했니?"
아기 새는 망설이며 말했어요.
"글쎄요 다 안 가본 곳이라 무섭고 두려워서요. 엄마는 독수리가 많은 아프리카는 위험하다고 그랬고
아빠는 남극이나 북극 쪽에 가면 너무 추울 거라고 그랬어요"
날쌘 다람쥐가 말했어요.
"그래도 너는 날 수 있으니까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잖아"
그 옆에 토끼도 말했어요.
"맞아. 나는 껑충껑충 뛰어가야 해서 조금만 멀리 가려면 얼마나 숨이 차던지...
네가 얼마나 부러운지 아니?"
모든 동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들 아기 새를 부러워했어요.
하지만 아기 새는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부모님 곁을 떠나는 게 슬프기만 했어요.
그리고 익숙한 이 숲 속을 떠나 어디론가 가는 것이 두렵고 무섭기만 했죠.
"저는 아무 데도 안 가고 싶어요 그냥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우는 새침하게 말했어요.
"누구보다 자유롭게 여기저기 다닐 수 있는 새가 계획이 없다니 말이 되니?
내참, 내가 새라면 아프리카에 가서 사막 여우도 만나보고 남극에 가서 늑대도 만나보고 싶고만"
다들 아기 새의 계획을 듣고 실망했지요.
그때 그 옆을 지나는 아기 거북이가 보였어요.
토끼가 말했죠.
"쯧쯧… 저렇게 느려터져서는 어디를 갈 수 있나.."
아기 거북이는 개념치 않고 한 발 한 발 열심히 걸어갔어요.
다람쥐는 거북이에게 물었어요.
"아기 거북아 그렇게 열심히 어디를 가니?"
그러자 아기 거북이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저는 바다로 갈 거예요 넓은 바다로 가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어요"
그러자 토끼가 무시하듯 말했어요.
"어머 얘, 네가 거기 가려면 백만 년은 걸리겠다"
그러자 동물들은 큭큭대며 웃었지요..
하지만 거북이는 큰 소리로 말했어요
"어디를 가고 어떻게 사는 건 오로지 제가 정하는 거라고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우리 엄마가 그랬다고요"
그러자 여우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줄 아니? 그렇게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었으면
난 벌써 남극에 가서 늑대랑 결혼해 산다~"
그러자 갑자기 밤에도 세상을 내려다보는 부엉이 할머니가 나무 위에서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기 거북이 말이 맞다. 너희 모두 자유롭게 뭐든 할 수 있게 태어났지.
그렇지만 그걸 할 수 없다고 제약하는 건 정작 자기 자신이야"
부엉이 할머니는 아기 거북이에게 따스한 눈빛으로 얘기했어요
"아기 거북아,
꼭 넓은 바다에 가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았으면 좋겠구나"
아기 거북이는 "네, 부엉이 할머니" 하고 대답하고는
아주 드넓고 파아란 바다를 향해
또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열심히 내디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