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별 Mar 22. 2024

도토리 친구

친구는 왜 필요할까요?

숲 속에 여우 한 마리가 이사 왔어요.

여우는 이사 오자마자 숲 속 친구들이 좋아하는 도토리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이걸로 숲 속 동물들 몇 명 친구로 만들어 놔야지'

여유는 다람쥐를 찾아갔어요.

"어이, 다람쥐. 나 여기 밑에 이사 온 여우라네. 앞으로 친하게 지내보자고"

여우는 도토리 몇 알을 주며 말했어요.

"어 고마워~근데 여우야 혹시 지금 시간 되니? 우리 집 지붕이 내려앉아서 도움이 필요해"

여우는 갑자기 나갈 채비를 하며 말했어요.

"나는 바빠. 오늘 안에 돌아다녀야 할 집이 몇 집 더 있거든"

황급히 자리를 뜬 여우는 

"쳇 하마터면 도토리 주고 남의 집 지붕까지 고칠 뻔했군"

그리고 토끼네 집에 갔죠.

"이봐 토끼~ 나 이번에 여기 이사 왔어. 잘 부탁하네"

도토리 몇 알을 토끼에게 주며 여우는 말했지요.

토끼는 여우에게 샘물 한 잔을 내주며 말했어요.

"응 잘 왔어~잘 지내보자고~ 근데 여우야 너 이따 오후에 뭐 할 거야"

"글쎄 낮잠이나 자야지"

"아 그럼 이따 숲 속 모임에 와~ 거기에 여러 동물들이 와서 얘기도 하고 그러거든"

"그래? 알았어 봐서 이따 갈게"

여우는 토끼집에 나오며 말했어요. 

"이거 귀찮게 됐구먼. 이사를 오면 친하지도 않은 동물들이랑 어울려야 하고... 

여기 숲 속에서 좀 편하려고 몇 마리만 알고 지내려 했더니만 이거 혹 떼러 왔다 혹 붙여 가는 격이군"

심드렁하게 집에 돌아온 여우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결국 숲 속 모임에 가지 않았어요.

여우는 배가 고파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원숭이를 만났어요.

"네가 아랫동네 이사 온 여우구나. 마침 잘 만났다 안 그래도 나 고민이 있었거든"

"뭐 고민? 그딴 건 다른 애들한테나 이야기해 난 바빠"

여우는 원숭이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자리를 떠났어요.

"여기 숲 속 동물들은 하나같이 귀찮군"

그러던 어느 날 비가 많이 오더니 여우네 집에 비가 들어와 물이 차기 시작했어요.

"이거 큰일 났군 이 빗물을 언제 다 퍼서 없앤담"

여우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도움을 청했어요.

"이봐 다람쥐~우리 집에 물이 차서 그런데 좀 도와줘"

"토끼~나 좀 도와줘 집에 물이 한가득이야"

"원숭아 우리 집 물 좀 푸러 같이 가자"

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말했어요.

"지금 바빠"

여우는 화가 나 큰소리쳤어요.

"내 도토리 받을 때는 좋다고 받더니만~ 내 도토리 내놔~"

사슴은 그런 여우를 보며 생각했지요.

"어디 도토리 몇 알로 친구가 생기나

친구를 사귀고 싶은 진실한 마음도 없으면서. 쯧쯧"

이전 20화 무무 요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