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
무무 요정은 아이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요정이에요.
투정 부리고 불만투성인 아이들에게 무무 요정이 밤에 몰래 나타나
아이들 영혼을 데리고 먼 여행을 떠나거든요.
그것도 모르고 선유는 오늘 아침부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죠.
"엄마~고기반찬이 없어서 밥 먹기 싫어요. 생선은 싫단 말이에요"
오후에도 지유, 도유에게 짜증을 냈어요.
"언니, 오빠들이랑 장난감도 나눠서 놀아야 하고 둘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
퇴근한 아빠에게도 불만투성이였죠.
"옆집에 지선이는 가족들이랑 스키 타러 간다는데 우리 집은 뭐람~ 아빠는 맨날 늦게 퇴근하고"
그날 밤 무무 요정은 선유를 찾아왔어요.
잠들어 있는 선유를 깨워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그곳은 어두컴컴하고 으슥한 곳이었죠.
"어디 가는 거예요~ 무섭단 말이에요~~"
선유가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는 넓은 대지였는데
그곳은 정말이지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어요.
무무 요정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요.
시간이 흐르자 선유는 배가 고팠어요.
'아~ 어제 아침에 먹다 남긴 고등어에다 밥 먹으면 좋겠다 내가 그걸 왜 남겼을까?'
선유는 새삼 아침에 밥을 남기고 반찬 투정한 게 후회가 되었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으니까 적적하고 심심했어요.
"지유 언니랑 선유 오빠랑 술래잡기하고 놀면 엄청 재밌는데~
언니랑 오빠랑 왔으면 심심하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았을 텐데..
집에 가면 언니 오빠랑 싸우지 말고 재밌게 놀아야겠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무무 요정도 나타나지 않고
적막한 대지에 선유만 혼자 있을 뿐이었어요.
선유는 무섭고 쓸쓸하고 힘들었어요.
'아빠가 오실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늦긴 하셔도 늘 나 먹으라고 간식도 사 오시고 했는데..'
'아... 엄마 보고 싶다'
선유는 지쳐 잠들었어요.
그제야 무무 요정이 나타났어요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가지고 있는 행복들이 없어져봐야
그것이 비로소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게 된단 말이야"
무무 요정은 선유를 데려다주고 홀연히 사라졌어요.
다음날 선유는 북적북적한 가족들 사이로 돌아온 것을 느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식탁에 앉자 엄마가 말했어요.
"선유야 미안 엄마가 바빠서 어제 장을 못 봤거든. 고기반찬은 내일 해줄게~"
선유는 웃으며 말했어요.
"아니에요 엄마,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