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별 Mar 01. 2024

하찮은 것에서 오는 깨달음

뭔가를 배우고자 하면 아주 작은 것에서도 배울 수 있는 법이죠

고즈넉한 산속

아담하면서 예스러운 절에

귀여운 동자 스님이 들어왔어요


부모님을 일찍 여읜 동자 스님은

고아원 원장님과 주지 스님의 인연으로

동자 스님이 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아직 어린 동자 스님은

절에서의 생활이 따분하고 심심했어요


그래서 주지 스님은

연학 스님에게 특별히 동자 스님을 부탁하였어요

"바르게 크도록 연학 스님께서 동자 스님의 선생님이 되어주시지요"

"네 주지 스님"


연학 스님은 항상 동자 스님을 곁에 두고 무엇이든 가르쳐 주시려고 노력했답니다

하지만 동자 스님은 배움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연학 스님이 무엇인가 가르쳐 주려고 하면은

동자 스님은

"아니, 스님 그런 것까지 알아서 무엇해요?"

하며 집중하지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했어요

그래도 연학 스님은

"배우면 다 소용이 있느니라~"

하며 꿋꿋이 동자 스님의 선생님이 되어 주셨어요


어느 날

연학 스님과 동자 스님은

절 뒤에 있는 산에 올라갔어요

"동자야, 이거는 고사리란다

그리고 이거는 강아지풀

이 나무는 감나무

이 꽃은 민들레..."

동자 스님은 산에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스님 말이 귀에 안 들어왔어요

그래서 "네~ 네~" 하며 건성으로 대답했죠

"산에 귀한 것도 많지만 독이 있는 것도 많으니 꼭 기억했다가 먹으면 안 된단다 특히 이 풀에는 독이 있으니 조심하거라"

"네~"


이튿날 주지 스님이 동자 스님을 불러 심부름을 시켰어요

"동자야~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감잎을 좀 따오너라~"

동자 스님은 감잎이 무언지 몰랐지만

주지 스님 심부름이라서 "네~" 하고 바구니를 들고 나왔어요

그러고는 아무 잎이나 따서 바구니를 채웠지요


며칠이 지난 후

동자 스님이 따온 잎으로 만든 차를 마신 연학 스님이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연학 스님이 쓰러지셨대요"

"독이 들은 차를 마셔서 그랬대요 엄청 위독하시다고 하던데요"

다른 스님들의 말을 들은 동자 스님은 깜짝 놀라

연학 스님께 달려갔어요

스님은 자리에 누워 계셨죠

동자 스님은 엉엉 울며 말했어요

"스님~~ 잘못했어요. 제가 따온 풀에 독이 들어 있었나 봐요~~ 스님 돌아가시면 안 돼요~~~"

동자 스님은 배우기를 게을리했던 그간의 행동이 너무 후회스러워 밤새 엉엉 울었지요


아침이 되자

주지 스님이 오셨어요

"연학 스님 이제 일어나시지요

동자가 이만하면 깨달았을 겁니다"


연학 스님은 웃으며 일어났어요

"아니 스님.."

깜짝 놀란 동자 스님에게 주지 스님이 말했어요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 같지만

배우고자 하면 아무리 미물이고 미생이다 하더라도

배울 게 있단다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거라"


동자 스님은 "네 명심하겠습니다" 하면

연학 스님 품에 뛰어들어 안겼어요

이전 17화 공주의 선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