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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별 Apr 05. 2024

꿈을 이루는 사람

꿈을 갖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새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숙제 한 가지를 내줬어요.

"여러분, 지금 나눠주는 사과 모양 종이에 이루고 싶은 꿈을 적어서 내일까지 가져오세요. 

뒤에 있는 게시판에 여러분의 꿈을 적은 사과 종이를 붙여 사과 꿈나무를 만들 거예요"

집에 돌아온 도유는 사과 모양의 종이를 한참 들여만 봤어요.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다 할머니에게 갔어요.

"할머니는 어렸을 적에 꿈이 뭐였어요?"

할머니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말씀하셨어요.

"음.. 옷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할머니가 젊었을 때 패션니스트였거든 호호호"

"할머니는 지금 떡 만드시잖아요"

"그거야 방앗간 집에 시집왔으니까 그렇지~"

도유는 옆집 할아버지께도 여쭤봤어요.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 뭐가 되고 싶었어요?"

"글쎄다 먹고살기 바빠 그런 게 있었나~ 그래 맞다 비행기 타보고 싶어 공군에 가고 싶었더랬지

근데 보병으로 전쟁터에 끌려갔었어~"

"그럼 비행기 못 타셨어요~?"

"무슨~자식들이 제주도 여행 보내줘서 타봤지~하지만 그 시절엔 가난해서 여행은 꿈도 못 뀠어"

마침 이모가 집에 놀러 와 있어 도유는 이모에게도 물어봤어요.

"이모는 꿈이 뭐였어요?"

"이모는 빵을 엄청 좋아해서 빵집 사장님이 되고 싶었지~"

"아 저도 빵 좋아하는데~"

"내가 어려서 빵집 사장님이 되고 싶다고 그랬더니 도유 엄마가 그럼 빵집으로 시집가라 그래서 

이모부랑 결혼했잖니 이모부가 제빵사니까~"

"근데 이모네는 빵집 안 하잖아요 이모부는 빵 만드는 회사에 다니시는데~"

"응 빵집은 안 해도 뭐 덕분에 빵은 많이 먹고 있지 하하하"

사촌 형이 옆에서 말했어요.

"형은 꿈이 댄서가 되는 거였어~"

"아~그럼 형은 지금 댄서가 되려고 준비 중인 거예요?"

"아니~엄마가 반대해서 지금 영문학과 다니잖아~"

이모가 말했어요.

"말도 마~ 댄서인가 뭔가 된다고 온종일 음악 틀고 춤만 춰서 얼마나 걱정했다고~

공부도 안 하지 학교도 안 가지~ 댄서 되면 어른 돼서 돈도 못 벌 텐데 이모가 겨우 뜯어말렸단다"

"그럼 형은 꿈을 못 이룬 거잖아요~"

형은 도유한테 속삭였어요.

"아직 모르는 거야~형이 나중에 어떤 걸 할지는"

도유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다들 어렸을 때 꿈과 지금이 다를까 하고요.

그래서 엄마한테 말했어요.

"엄마~다들 어렸을 때 꿈꾼 대로 안 사는 거 같아요"

엄마가 말했어요.

"응~꿈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지만 꿈을 이루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거든"

도유는 잠시 생각하더니 사과 모양 종이에 이렇게 적었어요.

"꿈을 이루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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