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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Nov 18. 2024

2024년 11월 18일 산책일기

효율성








2024년 11월 18일


가금 가장 효율적인 것, 가장 실리적인 것, 가장 성공적인 것이 '중도 포기'일 때가 있다. 결국, 끝끝내 이루어내는 것 말고 현재 시점에서 보았을 때의 가장 손해가 적은 선택 말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DNA에 효율성의 계산기가 탑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계산된다. 그러니까 가성비, 가심비라는 말이 이렇게 많이 쓰이지.

이 DNA 계산기가 무서운 것은, 내 인생 끝까지 가 보아도 지금까지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지 않다고 계산이 되면 여기까지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결론 내리고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을 못느껴서가 아니라 효율성의 법칙 때문에 자살율이 높은 건 아닐까? 우리만큼 안분지족, 과유불급, 중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족이 없잖아. 

삶이 효율로만 구분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것이 본성인 까닭에 종종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를 잊는 것 같다.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아. 받은 것 보다 더 써도 괜찮고, 요구받은 것보다 부족해 보여도 괜찮아. 

다 괜찮다고 하고 싶은 아침이 있다.





하는 일이라곤 똥 만드는 털뭉치인 너도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데
내가 그보다 덜할 이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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