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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Mar 03. 2021

에세이는 36.5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요즘 핫한 SNS 플랫폼 클럽하우스에서 지난 일요일에 스테르담 작가님이 개설한 "뭉쳐야 쓴다! 글쓰기 영감과 자극을 받고 싶은 누구나 :) (feat. 글럼프 극복법, 글쓰기 노하우)" 방에 스피커로 참여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한 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공감 가는 이야기를 깊이 나누었다. 역시 글을 쓰는 작가님들이라서 그런지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다른 작가님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많은 영감을 얻고 자극을 받았다. 


그때 얻었던 영감으로 이 글을 꺼내어 본다. 




브런치에는 유독 에세이가 많다. 에세이에 담겨 있는 소재나 주제는 다양하지만 글의 장르를 살펴본다면 단연코 에세이가 주를 이룰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님들과 클럽하우스에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양한 주제를 제시해 주시고 질문을 던져 주셨던 스테르담 작가님 덕분에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글쓰기, 에세이, 브런치, 소설 이런 이야기들이 주제로 나오고 브런치에는 왜 에세이가 많은지, 에세이를 쓰다 보면 왜 다른 장르의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머릿속에서 불현듯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에세이는 36.5도이다.



성인의 정상 평균 체온이 36.5도라고 한다. 환경에 따라 0.5도 정도 차이는 있다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람의 평균 체온이 36.5도라고 듣고 자랐기에 이 숫자가 익숙하다.  


그런데 나는 글을 이야기하다가 온도가 떠올랐고, 에세이는 36.5도라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에세이는 일상에서 경험한 또는 일어날 법한 일들을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조금 더 뜨겁고 조금 더 차가울 수는 있지만 열이 날 만큼 엄청 뜨겁다거나 저체온으로 뉴스에 나올 법한 이슈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에세이에 등장하는 소재나 이야기들은 그래서 정상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유지한다. 간혹 일상에서 뜨거움과 차가움을 느꼈다고 할지라도 글로 표현될 때는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에세이라는 장르에 포함된다. 


그렇다. 글에도 온도가 있다면 에세이는 36.5도 일 것이다. 


365일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을 글로 표현하는 에세이는 우리의 일상과 닮았고, 우리의 일상이 오롯이 담겨 있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가까운 누군가에게는 일어났을 법한 소재들이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평균 체온과 가장 근접한 글이 바로 에세이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의 글, 에세이.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초보 작가도 용기 내어 도전해 볼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에세이다. 


브런치에 유독 에세이가 많은 이유는 글을 쓰는 작가도, 글을 읽는 독자도 비슷한 온도를 가지고 있기에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36.5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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