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머선 129
살다 보니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꿈인지 생시인지 잘 분간이 안 되지만 볼을 꼬집으니 아프다. 꿈은 아니구나!!!
난생처음 써 본 출간 기획서로 출판사에 투고를 했는데 출간 계약을 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브런치와 밀리의 서재 공모전에 브런치 북을 응모하기 위해 목차를 구성하고 글을 하나씩 쓰고 있었다. 글을 10개 넘게 모았을 때 공모전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당선이 되더라도 종이책으로 출간을 하려면 밀리 오리지널 릴리스 기간이 지나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책을 쓰고 실물을 빨리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전자책 출간 프로젝트라는 건 알았지만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살짝 아쉽긴 했다. 이것 때문이었을까?
3월 21일 일요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밀리의 서재 공모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투고를 먼저 해보면 어떨까? 투고하고 결과가 없으면 공모전에 넣어도 되니까 경험 삼아 한 번 해 보자. 밑져야 본전이니!'
즉흥적이고 도전을 좋아하는 나란 사람은 그렇게 꼬박 이틀을 출간 기획서를 쓰는데 투자했다. 기존에 저장해둔 출판사 리스트도 있으니 필요한 건 오직 에디터의 눈에 띄는 출간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사실 100군데 정도 보내보려고 했는데 화수목 3일간 10군데씩 보내고 나니 진이 다 빠져버렸다. 투고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정성을 다했고 신경 써서 출간 기획서를 작성했으니 뭔가 뿌듯했다.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내고 수시로 메일함을 열어보았다. 메일을 클릭할 때는 심장이 너무 쿵쾅거렸다. 몇 군데서 회신이 왔다. 대부분이 자신의 출판사 출간 방향과 맞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 와중에 장문의 격려와 기획서의 내용을 칭찬하는 친절한 거절의 답신도 있었다.(여기 출판사 책은 많이 구입할 거다.) 전체 원고를 보내달라는 출판사도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회신 메일로 각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된 것도 내 입장에서는 큰 수확이었다.
이렇게 아쉬운 거절의 이메일을 받던 중 동공이 커지는 회신을 받았다. 두 군데 출판사에서 출간 기획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우와!!!'
출판사 편집장 또는 에디터와 만난다고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팅까지 성사되다니, 한 걸음 나아간 것 같아 뛸 듯이 기뻤다. 공교롭게도 수요일, 목요일 연이어 미팅 약속을 잡았다. 글을 쓰는 작가 입장과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의 입장은 분명 다를 것이다. 나는 이 과정도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모든 것이 나의 경험이고 배움이 되는 귀한 순간들일 것이다.
설렘과 긴장을 안고 수요일과 목요일에 각각 미팅을 가졌고, 적극적으로 내 글을 출간하고 싶어 하는 목요일에 만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하기로 했다.
간절히 원했던 개인저서 출간이라 사실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아직 계약서 도장도 찍지 않았는데 그래도 너무 좋다. 여기까지 오는데 장애도 있었고 고민도 많았다. 그렇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글을 쓰고 준비한다면 반드시 기회를 잡게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의 글쓰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