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채워도 모자란 오늘, 걱정하느라 애쓰지 말자
옛날에 우산 장수 아들과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두 아들 걱정으로 매일 한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해가 쨍쨍한 날에는 우산 장수 아들의 우산이 팔리지 않아 걱정이고, 비가 오는 날에는 짚신 장수 아들의 짚신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맑은 날도 비가 오는 날도 두 아들 걱정으로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이웃 사람이 어머니에게 일러준다. 비가 오는 날은 우산 장수 아들 장사가 잘 돼서 좋고, 맑은 날은 짚신 장수 아들 장사가 잘 되어서 좋은 거라고. 그제야 어머니는 두 아들에 대한 걱정을 거둘 수 있었다.
'걱정도 팔자다'라는 말이 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을 꼬집는 속담이다. 걱정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증폭시킨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늘 어딘가 불안해 보이고, 초조해 보인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걱정에 휩싸여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다. 작은 소리나 행동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너무 많은 걱정에 짓눌려 현재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몸은 오늘에 있지만 마음은 오늘이 아닌 과거나 미래에 가 있다.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그의 저서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걱정에 대해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고,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고,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고,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며, 걱정의 4%만이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라고 했다.
걱정의 96%가 우리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걱정해 봐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 역시 무언가를 걱정했던 날들이 있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일들이지만 그때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불안과 공포로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어느 날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걱정들로 괴로워하다가 종이 위에 걱정을 적어 보았다.
내가 정말 걱정하는 게 뭐지?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어떡하지?
최악의 시나리오는 뭐지?
이렇게 스스로 질문하고,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신기하게도 종이 위에 걱정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고 나를 둘러쌌던 두려움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종이 위에 적힌 걱정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글자 그 자체로 느껴질 뿐이었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에는 걱정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지식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무엇인지 자문하라.
2.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
3. 침착하게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
최악의 상황에 대해 자문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며,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과정은 힘들지라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걱정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걱정을 키우는 것이 아닌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이다.
'두려움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우연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고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 시인 소포클레스의 말이다.
기원전 400년에 살던 사람들도 걱정으로 두려움에 떨었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도 별 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여기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걱정도 습관이고, 행복도 습관이다. 행복으로 채워도 모자란 소중한 오늘을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애쓰지 말자.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느긋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면 될 것이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걱정은 멈추고 오늘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