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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Oct 01. 2024

질투의 화살로 스스로 상처 주며 사는 사람들

시기와 질투로 오늘을 불행하게 만들지 말자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수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 질투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질투라는 감정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질투심이 심해지면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에는 '내가 갖지 못한다면 너도 가져선 안돼.'라고 하며 질투하는 대상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토마스 하디의 단편 소설 <아내를 위해서>에는 한 사람의 질투심이 어떻게 자신과 가족의 삶을 불행으로 이끄는지 보여준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젊은 선장 쉐드릭은 에밀리와 동네 친구인 조안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질투심이 많은 조안나와 결혼한다. 조안나는 쉐드릭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에밀리에게 빼앗기기 싫어 결혼을 선택한다. 훗날 에밀리는 부유한 상인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평범한 자신에 비해 상류층과 어울리며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는 에밀리를 보며 조안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조안나는 점점 더 에밀리를 질투하고 그녀보다 더 부자가 되길 원했다. 그런 아내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남편 쉐드릭은 두 아들과 함께 배를 타기로 결심한다. 돈을 많이 벌어오면 아내 조안나가 분명 행복해할 거라 믿으며 거친 바다로 떠난다. 그러나 몇 해가 지나도 그들은 돌아오지 않고, 조안나는 결국 남편과 두 아들을 모두 잃고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간다.


질투는 허구의 소설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역사 속 대표적인 질투의 화신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 발명, 건축, 해부학, 지리학, 음악 등에서 당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천재였다. 그러나 미켈란젤로가 등장하자 자신을 최고라고 받들던 사람들이 미켈란젤로를 칭송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23살이나 어린 미켈란젤로를 질투한다. 그는 질투심으로 우울증에 걸리고, 고향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로 이주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소설 속 조안나도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왜 자신이 가진 것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상대가 가진 것을 더 원하며 질투했을까?


질투는 나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온다. 성적, 외모, 재산, 사회적 지위, 취업, 결혼 등등 비교할 만한 모든 것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질투의 민낯》의 저자 지그리트 엥겔브레히트는 '세상의 모든 질투는 비교에서 시작된다. 만약 우리가 비교하지 않는다면 질투심이 자랄 토양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비교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나와 상대방이 동등한 위치에 서야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질투심은 특히, 가장 친한 친구들이나 지인, 가족, 친척과 관련되었을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형제, 자매 또는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시기와 질투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듯이, 멀리 있는 대상이 아닌 가까운 사이일수록 비교하기가 쉽다. 이럴 때 질투의 씨앗이 마음속에서 싹트게 된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워런 버핏을 부러워할지언정 질투하지는 않는다. 질투하기에는 나와 비교 대상이 안되기 때문이다.

 

멋지고 좋은 것을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갖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것은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바라는 인간의 본능이다. 부러움이 동기가 되어 성장과 성공을 가져다줄 때도 있다. 하지만 질투심이 열등감과 뒤섞여 표출될 때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엥겔브레히트는 질투심 극복을 위한 열쇠로 자기 인정을 주장한다.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전제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현재 모습, 모난 모습과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질투를 덜 느끼게 되고, 자신감과 신뢰감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특성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두고 탓할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할 때 질투심에서 자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기와 질투는 항상 타인을 쏘려다가 자신을 쏜다.' <맹자>


혹시 누군가를 향해 질투의 활을 겨누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내려놓자. 질투의 활은 끝이 구부러져 있어 활시위를 당기면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해 날아온다. 화살을 맞고 아파할 사람은 질투의 대상이 아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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