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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Oct 07. 2020

꾸준함이 부족한 단 하나의 이유

나는 왜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일까?


꾸준하다: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장점은 내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꾸려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과 생각이고, 단점은 그 반대의 것이다.


'나 중심 인생설계 컨설팅'을 할 때 나는 의뢰인에게 간단한 질문지를 보낸다. 질문지에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적는 란이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단점으로 꾸준함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덧붙여 말하기를 자신은 일을 벌이는 데는 정말 일가견이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끝까지 해내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이 자신의 단점이라고 말한다.


꾸준하지 못한 것이 정말 단점으로 보아야할까? 




'너는 맨날 어떻게 그렇게 일만 벌이니? 도대체가 끝까지 해내는 꼴을 못 봐.'


살아가면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다면 내 얘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길 바란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아주 오래전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인간의 궁금증은 끝이 없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모든 발명품들은 바로 인간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구 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온갖 물건을 끊임없이 창조하고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은 매 순간 우리를 자극한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이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없고,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소고기가 당기는 날도 있고 돼지고기가 당기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분야나 취미활동도 매번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걸 조금 하다 보면 다른 게 관심이 생기고, 또 다른 걸 하다 보면 어느 새 흥미가 떨어질 때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한 가지 일을 1년 365일 죽을 때까지 평생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자연스러운 본능인데 주변 사람들은 왜 그런 이들에게 일만 벌이고 끝을 맺지 못하는 정신머리 없는 놈으로 보는 것일까? 


나는 이것이 성공을 하려면 한 우물만 파야한다는 오래된 고정관념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매체나 신문, 뉴스 등을 통해 한 우물만 파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그들의 성공담을 들어보면 한 가지 일에만 매달려 성공에 다다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프레임을 모든 이들에게 적용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저것 맛만 보다가 그만두는 행동을 보는 주변인들은(특히 가족) '저 인간은 성공하기는 글렀구나.'싶어 혀를 찰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많이 변했다.

요즘은 N 잡러라는 말도 생겨나고 사람들은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과 특기를 살려 먹고 살고 있다. 


단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평준화된 시대가 온 것이다.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들도 단 하나의 그것을 찾기 전까지 온갖 일을 다 겪고 시도하고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다 마침내 자신과 가장 잘 맞는 그것을 찾게 되었고 그것을 꾸준히 해낸 결과 성공이라는 열매를 얻게 된 것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나의 성향에 맞는지 직접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시도하는 것은 내가 경험하는 것이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성향을 알게 되고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 아닌 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들로 인해 '나는 일만 벌이는 사람,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릴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패턴이 굳어져 새로운 일에 관심이 생기면 시도해보기도 전에 자신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일만 벌이고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데. 이것도 얼마 못 가 포기하겠지?'


미처 시도해보기도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버리며 자신의 자존감을 구겨버린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하지만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경험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호기심을 끝없이 샘솟게 하고 의도적인 노력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제발 자신을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말자.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나를 그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 날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어버리고 무언가에 흠뻑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넓고 다양성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우주에서 꼭 한 가지만 끝까지 해내야 하는 법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일찍이 공자는 말씀하셨다. 


知之者不如好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好之者不如樂之者(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겨하는 사람만 못하다.


독일 최고의 심리상담가라 불리는 롤프 메르클레도 이렇게 말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꾸준하지 못하다고 스스로를 탓하기 전에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기쁘게 찾아 나서 보자. 인생은 모험이고 축제다. 


당신의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은 당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당신의 에너지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마음껏 도전하고 원하면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스스로 부여하길 바란다.


당신은 꾸준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당신을 기꺼이 꾸준하게 움직이게 할 그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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