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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Oct 06. 2020

책임감이라는 장점에 자신을 속이지 말 것!

누구를 위한 책임감인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임감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집안의 장남으로서 부모님과 동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학창 시절 담임선생님들께도 매사에 솔선수범하고 늘 책임감이 강하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가 아닌가?

취업 준비를 해 본 사람이면 다 알겠지만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책임감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고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이 '책임감'이라는 프레임을 자신에게 씌워 스스로 힘겨워하기도 한다.




"저는 책임감이 강해서 저한테 주어지는 일을 거절을 잘 못해요."

"저는 책임감이 강해서 끝을 볼 때까지 해야 해요."

"저는 책임감이 강해서...."


'나 중심 인생설계 컨설팅'을 할 때 자신의 장점으로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책임감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고 또 사람들과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된다. 그런데 때로는 과도한 책임감으로 인해 자신이 너무 힘들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책임감이 강해서 주어지는 일을 거절 못하다 보니 업무가 과중되고 자신에게만 일이 몰리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상사나 동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만은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감 탓으로 돌린다. 


분명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말했는데 왜 장점에 불만을 가지게 된 것일까?




바른 책임감, 스트레스 없는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책임감이라는 틀에 가둬진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먼저 누구를 위한 책임감이었는지 생각해 보자.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역할을 맡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어 한다. 역할에는 그만큼의 책임도 함께 주어진다.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직장인으로서 1인 다역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학교나 직장생활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해냈을 때 사람들로부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게 된다. 인정의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자신의 역할과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두각을 나타내면 내면에서는 더 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커지게 된다. 이 욕구는 점점 더 커져서 어느 순간 욕심으로 변하게 된다. 


'나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자신의 내면에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큰 건 아닌지 살펴보길 바란다. 


인정의 욕구에 목마른 사람들은 책임감이라는 프레임을 자신에게 씌워 무리해서 일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므로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자신을 더 채찍질한다. 


주변에서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충고를 해 주지만 듣지 않는다. 책임감을 핑계 대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혹사시키고 몸과 마음은 더 무겁고 고단해진다.


이것은 누구를 위한 책임감일까?

자신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타인을 위한 것일까?




책임감은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나 자신을 소중하게 대할 책임, 나를 건강하게 지켜나갈 책임, 나를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할 책임 등 나 자신을 위한 책임감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를 중심으로 한 책임을 100% 질 때 자신이 소중한 가치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다. 굳이 타인으로부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지 않아도 두렵지 않게 된다.


타인을 위한 책임, 인정받기 위한 책임, 성공을 위한 과도한 책임감은 자신을 스스로 불행하게 만드는 독이 되는 것이다. 내가 중심에서 사라진 장점은 앙고 없는 붕어빵처럼 뻑뻑한 밀가루 빵이 되어 삼키다가 가슴에 턱 막힐지도 모른다. 


책임감이라는 장점의 프레임으로 자신을 속이지 말자.

나를 외면하고 가혹하게 대했던 타인을 위한 책임감과는 이제 작별하고, 나를 위한 건강한 책임감으로 나를 더 사랑하고 아껴주자.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 주는 것이 타인으로부터 100번 인정받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유익한 행동임을 명심 또 명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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