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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신팀장 Dec 29. 2020

이름 있는 회사 vs 이름 없는 회사. 당신의 선택은?

사원증이 뭐길래!


     어느 날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옆 팀 직원이 말했습니다. "팀장님, 저도 저 사람들처럼 사원증 딱 하고 커피 마시러 가고 출근할 때 사원증도 찍고 싶어요."


저희는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이라는 사업을 담당하게 되면서 저희보다 훨씬 덩치가 큰 회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여기 어때, 마이리얼트립 등과 같은 회사들이죠. 저희 회사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한 그 팀원은 어느 날 광화문에 하나투어 미팅을 갔다가 큰 빌딩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가운데 사원증을 착용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우르르 다니는 모습을 보며 그런 말을 했던 것이죠. 사원증을 해 본 적이 없는 그 팀원에게 사원증을 한 직장인의 모습은 퍽 멋있어 보였나 봅니다.


 제가 몸 담았던 과거 2개의 회사에 비하면 지금 저의 회사는 '이름이 없고 작은' 회사입니다. 직원 수로 보면 현재 회사는 35,  PwC 컨설팅은 27만 명(전 세계 기준)이니 규모의 차이가 엄청나죠. 그리고 물론 저의 이전 두 직장은 사원증을 지급했습니다. 정작 저는 사원증이 멋쩍어 잠깐 회사 밖을 나가더라도 옷 속에 꼭꼭 숨기거나 풀어서 주머니에 넣어 놓았지만 말이죠.

   

   사원증으로 오늘의 글을 연 것은 이름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 또는 큰 회사와 작은 회사 -여기서 사원증을 착용하는 회사는 이름 있는 또는 큰 회사를 의미합니다-를 놓고 고민할 때 무엇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이 두 부류의 회사의 장단점은 무언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신입사원의 경우와 경력사원의 경우를 나누어서 설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신입사원의 경우

   신입사원이든 경력사원이든 제 브런치의 첫 글인 '도대체 어떻게 재미있는 직장을 찾을 수가 있죠?'에서 언급했듯이 직업 선택의 최우선 기준은 회사의 규모나 유명세가 아닌 '해당 산업과 직무가 나와 얼마나 잘 맞는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산업군에 속한 인지도가 높고 큰 회사와, 인지도가 낮고 작은 회사에서 동일한 직무에 합격되었다면? 말할 것도 없이 전자를 선택해야겠죠. 전자가 평균적으로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할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야기했을 때 딱 아는 회사와 모르는 회사는 당사자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나 넷플릭스에서 일 해. 또는 나 구글에서 일 해."라는 말을 할 때 말하는 이의 어깨가 으쓱으쓱 하겠죠? 저도 PwC 컨설팅에 다닐 때 그랬으니까요. 국내에서는 PwC 컨설팅은 파트너십 회사인 삼일회계법인이라는 이름만 유명하지만 해외에서는 PwC 컨설팅이 꽤나 유명해서 영국 유학 시 저는 소위 말해 어깨에 뽕 좀 넣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보다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로 이직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테죠. 사실이기도 하고요. 특히나 신입사원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이직할 경우 채용자 입장에서는 구직자의 경력보다는 구직자가 다녔던 회사의 네임 밸류를  더 신뢰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작은 회사가 누군가에게는 딱 맞는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 서두에 언급한 그 팀원도, 실장님과 이사님에 이르기까지 저희 회사에는 첫 직장 생활을 여기서 시작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아마도 그분들께는 이곳이 산업과 직무와 나의  궁합을 따져봤을 때 최상의 직장인 듯합니다.


2. 경력사원의 경우

   이미 신입 생활을 대기업에서 했다면 대기업의 장점(안정된 연봉과 복지, 친척들한테 회사 이름만 말해도 알아들어 추가 설명 불필요 등) 외에도 단점을 꽤 많이 알게 되었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대기업의 단점을 제가 신입 당시 느꼈던 그때 느낌 그대로 표현해 보겠습니다.

 대기업의 단점이란...

정해진 출근 시각이 9시인데 왜 8시 30분까지 와서 앉아있으라는 거죠? 아놔... 9시 5분 전에 왔다고 혼났음

결재라인은 왜 이렇게 길어? 과장님 위에 팀장님 위에 실장님 위에 본부장님... 한 번에 통과는 절대 불가... 이 결재판 꼴도 보기 싫다고! 빨간펜 선생님이 너무 많아.

뭐지... 회사 오면 대단히 진취적이고 멋있는 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드라마에나 나오는 거였나 보네.

오잉? 승진이 윗사람한테 아부만 잘하면 되는 거였어? 일을 잘해야 승진을 하는 거지. 이 부조리한 정치판이란.

여자가 승진하려면 남자보다 2배는 더 잘해야 한다고? 도대체 왜?


 *물론, 큰 회사라도 컨설팅 회사는 위에서 나타나는 대기업의 단점이 거의 없습니다.(마지막 4,5번째 승진의 경우는 제외하고요.)


   지금 저의 회사는 컨설팅 회사이나 규모가 작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단점은 찾아볼 수가 없죠. 단점이라 한다면 '나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서 일 해'라고 주변에 이야기했을 때 '거기가 도대체 뭐 하는 곳이야?'라는 질문이 나온다는 것이죠. (다른 단점도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회사에 오래 다닐 거라서요. )


   큰 회사에는 무임승차자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업무 시간에 게임을 한다든가 하는) 하지만 작은 회사에는 무임승차자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한 사람의 공백은 큰 회사에서보다 엄청나게 큰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에 작은 회사에서는 모두가 일당백입니다. 영화 300의 소수정예 전사들처럼요. 이러한 작은 회사의 특징은 누군가(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에게는 장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일당백을 하는 만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거나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습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사실 현재 회사에 합격해 놓고도 회사에 다녀야 할지 말지, 다닌다 해도 오래 다닐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큰 회사만 경험을 해봐서 막연히 작은 회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벌써 회사에서 만 3년이 지났는데도 3년 차에 흔히 느끼는 슬럼프가 없으니 제 걱정은 완전한 기우였던 셈입니다. 산업과 직무가 나와 맞고 대표님은 물론 팀원들과도 관계가 좋으니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회사였던 겁니다. (그 와중에도 실장님 또는 팀장님과의 갈등, 적성에 맞지 않음을 이유로 회사를 나간 이들도 있으니 누구에게나 완벽한 회사란 존재하지 않나 봅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정리해보겠습니다.

1. 회사가 작든 크든 그것보다 먼저 고려할 것은 산업과 직무다.

2. 무작정 회사 규모가 적다고 피하지 말자. 그곳이 당신의 꿈의 직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

3. 신입이라면 이름 있고 큰 (사원증 주는) 회사에 도전해보자. 그래야 나중에 작은 회사로 옮기더라도 사원증에 대한 미련이 없을 테니 (꿈꾸는 신 팀장은 사원증에 1도 미련이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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