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맑은소나무 May 10. 2020

해솔아 있잖아 엄마는 말이야~

일곱 살 아이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엄마, 나 너무 슬퍼. 엄마가 나 사랑한다고 안 해 주고 해온이만 사랑한다고 해서 말이야”


오늘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잠이 든 해솔아. 일곱 살이라 이제 동생을 좀 이해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도


아직은 엄마를 통째로 가지고픈 어린 아기인가 봐.


우리 해솔이가 언제쯤이면 엄마가 세상에서 해솔이를 가장 사랑한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있잖아 해솔아~ 지금부터 엄마 이야기를 잘 들어보렴.


언제인가 해솔이가 엄마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본 적 있었지?


그 때 해솔이는 가슴을 쫙 펴고 어깨를 으쓱하면서 “엄마, 내 꿈은 멋진 경찰 아저씨가 되는 거야”라며


엄마에게도 꿈을 물었는데 엄마의 대답은 “해솔이랑 해온이에게 멋진 엄마가 되는 거야”였어.


그 말을 듣고 해솔이는 “에이 시시해~ 다른 꿈 없어?”라고 물었지.


그런데 해솔아~ 너 그거 알아? 엄마에게도 아주 큰 꿈이 있었다는 걸.


엄마가 해솔이처럼 아주 아주 어렸을 때 엄마의 꿈은 참 많았어.


세상을 구하는 멋진 슈퍼맨이 되고 싶었고 때로는 사람들을 치료해 주는 의사 선생님도 되고 싶었어.


또 어떤 날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훌륭한 선생님을 꿈꾸기도 했고


좋은 글을 써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가가 되고 싶을 때도 있었어.


물론 자라면서 그런 꿈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정말


세상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런데 해솔이를 알게 되고부터는 엄마의 꿈이 모두 바뀌었단다.


해솔이를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는 해솔이만의 요리사가 되고 싶고


해솔이가 똑똑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솔이만의 선생님이 되고 싶고


해솔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해솔이만의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어.


또 해솔이가 무섭지 않도록 지켜주는 해솔이만의 경찰 아저씨가 되고 싶고


해솔이가 예쁘게 자랄 수 있도록 챙겨주는 해솔이만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모든 것이 너로 인해 시작되고 너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엄마는 널 알게 되면서부터 늘 꿈꾸고 있단다.


해솔아~ 가끔은 ‘사랑’이라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온갖 언어를 다 모아도 모자랄 정도로


널 향한 엄마의 마음은 벅차단다. 아마도 세상 모든 엄마들이 다 똑같은 마음일거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해맑은 소나무!


오늘도 엄마 곁에 포근히 잠들어 줘서 고마워! 


엄마의 세상은 해솔이와 함께이기 때문에 드넓게 펼쳐진단다.


우리 아기 이런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 잘 자구, 좋은 꿈꾸렴.




너와 함께 나의 하루가 시작되고


너에게서 나의 일상이 펼쳐지고


너로 인해 나의 미래가 이루어진다는 걸,


나의 세상은 바로 너란다.




---큰 아이가 일곱 살 때 끄적였던 편지..  지금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 .




작가의 이전글 내가 캠핑을 시작하게 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