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꿈"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쉽게 포기하지 마라. 애정과 영감이 함께 하는 곳이라면 당신이 잘못될 가능성은 낮다. - 엘라 피츠제럴드
오락실에 출입하던 시절부터 나의 꿈은 게임회사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왜 게임회사 사장이 꿈이냐'하면 내가 만든 게임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일을 하는 것과 취미를 즐기는 것에 대한 차이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막연하게 '게임회사 사장이 되어야 겠다'라고만 생각했던 것같
초등학교 3학년 때 패미컴(Family Computer)을 처음 만났을 때 전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파이널 판타지Ⅲ, 드래곤 퀘스트Ⅳ, 드래곤볼 Z2 등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오직 게임과 할 수 있는 축복을 내려주었다.
그 당시 학업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고 나의 미래는 오직 게임에 달렸다고 믿었다.
출처 : 나무위키
동생과 패미컴을 하면서 느꼈던 행복감은 지금도 생생하게 내 머리와 가슴속에 남아있고 그 순간을 떠올리는 지금도 가슴이 아련하고 잠시 동안이라도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행복할 것만 간다.
네 방향 키와 두 개의 버튼 그리고 셀렉트와 스타트 뿐인 이 조이패드가 얼마나 많은 감동을 나에게 주었는가
록맨, 슈퍼마리오, 열혈 시리즈...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부모님을 지독하게 괴롭힌 끝에 슈퍼패미컴을 장만했다.
오락실에서만 즐기던 스트리트파이터2를 게임기로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다.
출처 : 엔씨소프트 블로그
물론 시작은 SF2 였지만 비로소 슈퍼매미컴에서 게임을 만나게 된다.
게임의 스토리가 너무나 흥미롭고 플레이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꿈만 같았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도 암흑기사 세실처럼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진짜 나를 찾아서 헤매는 중이 아닐까?
출처 : 나무위키
10대에는 콘솔 게임기였다면 20대에는 오직 온라인 게임이다.
리니지는 나의 삶이자 인생이었다.
PC방에서 친구들과 리니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리니지를 하고 동생과 리니지를 하고
언제나 나의 곁에는 리니지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는 리니지를 만든 사람들이 있다.
출처 : plaync
어린시절 게임만 하고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공부 보다는 스타크래프트만 했는데도
불구하고 기적같이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됐다.(이건 정말로 기적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구촌의 한 사람이라도 더 즐겁게 연결하고 세상 사람들의 서로의 삶에 즐거움을 엮어가는 활동을 하는 회사이다.
수 많은 리니지 추종자와 IT신봉자들이 꿈꾸는 회사, 누구나 다니고 싶은 멋진 회사인 것이다.
사실 이런 회사에 다니는 나는 '고졸'이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고졸을 찾아보면 얼마나 있을까?
윤태호 작가의 '미생'에서 장그래를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한 오차장의 노력에도 회사에서는 그런 케이스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장그래는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회사를 떠나아만 했다.
그런데 나는 고졸임엗 어떻게 엔씨소프트에 입사했을까?
지금 입사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엄청난 학력에 고스펙을 탑재하고 넘치는 패기와 불타는 의지로 회사에 입사한다. 그런 그들과 정상적으로 경쟁했다면 나는 평생 엔씨소프트의 근처에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2004년 당시 엔씨소프트는 최초의 3D 게임이자 차기 엔씨소프트의 존망을 책임지는 리니지2를 발표하고
한창 빠른 성장을 달리던 시기였다.
우연하게도 임원의 우편물이 분실되었고 중요한 우편물을 관리하고 임직원 복지를 위하여 우편수발실을 만들어 운영중에 있었다.
그 때 나는 다시 공부하여 대학을 갈 것인지 일을 할 것인지 갈팡질팡 고민하면서 소소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우편수발실 직원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남들보다 낮은 스펙 덕분에 채용되었다. (학력이 높은 사람은 그 일을 부끄러워 하거나 오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우편물을 배달해 줄 때마다 직원들은 행복해 했고 나는 뿌듯한 마음에 항상 미소짓고 그들을 향해 인사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과 같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일을 찾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다.
때로는 엄청난 개발자와 사업팀 직원 그리고 경영지원 부서 직원들을 보면서 자격지심도 느껴지고 부족한 나를 돌아보며 속상하기도 하고 괴롭기도 했다.
그 때 신기하게도 어린시절 꿈꾸던 꿈을 떠올렸다.
"그래 나의 꿈은 게임회사 사장이었지!"
꿈을 지나치게 크게 꾼 덕분에 파견직원이었지만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고 게임회사를 누비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린가 싶겠지만 나의 경험으로는 내가 꿈꾸던 삶은 아니었지만 그 꿈을 간직하다보면
행운의 여신이 손을 흔드는 날이 반드시 온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평생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
나는 내 꿈 속에 존재하던 직장을 선택했다.
비록 나의 쓸모가 다하여 불필요한 존재가 되더라도 회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낳고 키워주신 것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가르쳐주고 끊임 없이 성장하게 한 것은 엔씨소프트였다.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회사에서 차별없이 일 할 수 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나의 꿈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언젠가 나의 책을 출판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2016. 06. 03
Mr. Hy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