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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텅 비다'

by 메이

05 '텅 비다'





'텅 비다'는 말이 신기하다.
'텅'이라는 표현은 유난히 이미지로 느껴진다. 입이 동그랗게 모아지는 발음도 그렇고 'ㅇ'은 받침일 뿐인데 '텅'이라는 글자를 온전히 담고 있는 것 같다.

영어의 발음 그대로를 옮겼을 때 '텅'이 되는 'tongue'도 그렇고, 한자로는 '빌 공'이 되는 '空'도 그렇고, 어느 나라 말로 말해도 그냥 '텅 비다'라는 뜻으로 느껴진다. 한자 시험을 공부할 때 유난히 '빌 공' 쓰기를 좋아했던 게 기억난다.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뿜어내는 단 한 글자라니.
정말 멋있다.


/ 2018.1.31.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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