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병 또 도졌네
1.
알고보면 내 생활에는 디게 재미있는 애피소드들이 많은데 다 놓치고 사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를 한 백만번 결심했지만) 떠다니는 시간울 잡아야겠다는 생각.
2.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요즘이다. 근데 그걸 실천하려하면 일을 하기 싫어진다는 게 문제다. 내 일도 글 쓰는 건데. 내가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또 그럴까? 오늘도 오전에 기깔나게 점심도 거르면서 글을 썼는데, 정작 늦은 저녁에 써야할 기사를 쓰면서 한숨이 푹푹 나서 아주 혼났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하기 싫은 일상을 즐기는 법을 배워야할텐데. 아직 내공이 부족한 걸 느낀다.
3.
읽는 글에 따라서 내 말투도 달라진다. 실제로도 그렇다. 사투리 쓰는 친구 앞에서 서울 토박이인 내가 사투리를 쓰기도 하고 걸걸한 말투의 친구와 대화하면 나도 거칠어진다. 차분히 말하는 친구 앞에서는 조용조용해진다. 줏대가 업는 건 참 한결 같아. 그렇다고 고집이 없는 건 아닌데. 이것땜에 내 개성은 없는 것 같아 늘 슬펐는데 여러 방면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적응력이 좋으니까.
18-02-18,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