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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Sep 03. 2018

현실은 여독을 감당하지 않는다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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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간의 제주도 여행. 난생 처음 가보는 긴 여행이었다.

이 말은 곧 평소보다 좀 더 긴 꿈을 꾸었다는 뜻이다.

 달콤한 꿈에서  나는 어김없이 현실로 돌아와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산더미처럼 밀려드는 일들.

지금도 마지막(물론 이번주가 아닌 내일자....) 기사를 모두 마치고 난 뒤 이 시간에야 오랜만에 브런치를 찾았다. 바쁠 땐 바쁘지만 간혹 약간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직업이지만, 이럴 때는 꼭 타이밍이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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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해보면  일에서 벗어나 만끽한 자유에는  가가 따르는 걸까?

쉬는 건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닌데.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누려야 할 마땅한 것들인데.

''라는 말을 취소하고 그냥 잠시 마주하지 않았던 일들의 후폭풍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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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눈이 저절로 감기고 있다.

현실은 내가 여독을 풀 때까지, 여행 일기를 정리하고 여운을 즐기기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원래 이 시간까지 일을 붙잡고 있으면 당연하게 심한 두통이 동반되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휴가 기간 동안 뇌를 잠시 쉬어서 그런 건가? 뇌를 쓰지 않은 만큼 이정도의 야근은 견뎌낼 여분의 에너지가 남아있는 거지. 하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다.

부디, 다음주까지만 버텨줘...




제주도에서 찍은 일몰. 행복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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