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1년 차의 기록
작년 이맘 때 쯤, 나는 누군가와 이별을 했다. 그리고 작년 이맘 때 즈음의 나는 아마 매일매일 울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다가 내 몸에 물이 다 쏟아지는 건 아닐까 생각했을 만큼 많이 울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쏟아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였다. 어디에라도 적고 싶었다. 매일 친구한테 카톡으로도 남기기 어려운, 언젠가 다시 본다면 이불을 차고야 말 그런 이야기들을 어디엔가는 적어야 했으니까. 내 마음을 위로해 준 노래들과 함께 그 때의 마음들을 열심히 적어낼 수 밖에 없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노래를 들으며 함께 매일을 보내게 되었다.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듣기 어려웠던 말들을 두렵지 않게 성큼성큼 내 뱉어주던 사람, 그러면서도 자기 마음은 사뿐사뿐 조심스레 펼쳐놓을 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매일매일 힘든 마음으로 걷고 산책하던 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손잡고 거닐게 되었다. 꼭 1년만이다.
사람의 마음이 참 그렇다. 그렇게 무겁고 어렵던 날들이 지나 이리도 가볍고 쉬울 수가 있구나. 지나간 마음이라는 것은 이렇게도 힘이 없고, 지금 순간의 마음은 이렇게나 강하다. 힘들었던 순간들도 결국엔 푹 자고, 또 자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달라지기도 한다. 달라진 지금의 마음이 간사하면서도 이 순간을 또 기록하고 싶어졌다. 이전의 내 마음을 기록해두었던 건 쏟아낼 곳이 없을만큼 힘들어서였고, 지금은 이 순간의 간사하고 또 그러면서도 행복한 마음들을 담아내고 싶어서이다.
언젠가 돌아보면 이 글도 또 가슴아플만큼 시릴 수도 있다. 이 순간의 마음이 그리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 내 마음을 여기에 내려 놓으며 오늘도 푹 자볼 테다. 그리고 [이별 후의 기록들]은 이제 마무리를 하려 한다. 이제 이별 후의 마음이 아니게 되었으므로.
장기하와 얼굴들, 사람의 마음
이제 집에 가자 오늘 할 일은 다 했으니까
집에 가자 이제 슬슬 피곤하니까
집에 가자 배가 고파졌으니까
집에 가자 나는 정말 지쳤으니까
어찌된 일인지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무겁기 짝이 없지만 일단 집에 가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자자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까
그냥 자자 오늘 하루도 길었으니까
그냥 자자 더 이상 생각할 힘도 없으니까
그냥 자자 내일 하루도 길테니까
어찌된 일인지 이불 속에서 눈꺼풀을
깜빡 깜빡 깜빡 할 때 마다
졸음은 달아나지만 일단 잠을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