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멀티 프로젝트 / 프롤로그
ONE
아들의 말이다.
What is your favourite drink? Coffee.
What is your favourite place? Home.
What is your favourite person? Me.
What is your favourite thing? Writing.
what is your favourite....
카페에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아들이 뜬금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고, 그 스스로 나를 대신해서 대답도 한다. "아들!! 엄마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네."
동시에, '아... 아들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아들한테는 엄마는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둘은 한참 동안 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아들에 대한 더 큰 사랑을 내 마음속에 담게 되었다.
TWO
하루를 마무리하고 핸드폰에 담긴 사진들을 찬찬히 다시 둘러보던 중, 몇 주 전 도서관에서 찍어놓은 동화책 사진 한 장이 나의 스크롤을 멈추게 했다.
불현듯 깨달은 바가 있었다. '아! 사자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었네.' 그리고 사자의 울음소리. "ROAR". 동시에, ' 저 그림 속 여자아이가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나를 잡아먹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이니, 나의 마음을 알고, 나의 친구가 되어줄 것 같았다.
보통 수사자는 갈기 덕분에 더 용맹하고 강력한 존재로 보이기도 하는데, 나에게는 어떠한 동물보다 아름다운 동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저렇게 큰 사자는 얼마나 화려한 갈기를 가졌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을 생각하면서, 나에게로 이어지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요즘엔 참 흥미롭다. 모든 것에서 나를 알고, 나에 대해 배우는 기분이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참 관심이 많은 게 확실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그들이 나의 관심사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을 내 마음 안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담아두고 싶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보며 나는 또 나를 알게 될 테니까.
THREE
나는 왜 동화책을 좋아하는지, 왜 나는 동화책을 만들려고 하는지, My favourite things은 무엇인지... 이러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봤다. 대답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노트에 그것들을 리스트로 적어봤다.
1.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 천진난만함 childlike innocence
2. 스토리 텔링 story telling
3. 삽화 illustration
4. 언어 Language
5. 색깔 Colours
6. 비유 Metaphor
7. 은유 Personification
8. 공감 Empathy
9. 감정 Emotions
10. 지혜, 깨달음, 교육 Wisdom, awareness, Education
11. 어린 시절 Childhood
12. 독서 시간에 느끼는 차분함 - reading time
13. 상상 imagination
14. 비현실 - 무한의 세상 Unreal - the world of infinity
15. 다양한 레이아웃의 책 형태 various layout
16. 보물찾기 같음 treasure hunting
17.......
그러고 나서 소설과 구별되는, 동화책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꼽아보니 이렇게 4가지로 추려졌다.
1번 -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 천진난만함
2번 - 독특한 장르에서의 스토리 텔링
3번 - 삽화
15번 - 다양한 레이아웃의 책 형태
그리고 바로 내가 깨달은 점은 모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1번 -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 천진난만함 - 이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2번 - 독특한 장르에서의 스토리 텔링 - 동화 같은 아름다운 글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3번 - 삽화 - 그림을 다시 시작했고, 나만의 일러스트 스타일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15번 - 다양한 레이아웃의 책 형태 - 북디자인, 내가 가장 흥미로워하는 디자인 분야다.
이래서 내가 동촤책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구나 싶었다.
이런 거라면 동화책 만들기가 내가 해야 할 일이 맞네 싶었다.
제일 좋아하는 걸 살피다 보니, 내가 보였다.
아들의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내가 해야 할 사명까지 찾게 된 날, 나는 [난, 멀티 디자이너]를 마무리 짓고, 두 번째 시리즈로 [동화, 멀티 프로젝트] 브런치북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의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내가 예전에 간략하게 메모해 둔 동화 이야기들을 실제 동화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목표는 내년 2025년 한국의 겨울이다. 그때 전시회를 하기로 내 마음속으로 정하고, 브런치북에 공표했으니, 그때까지 3개의 동화책의 출간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그 전시에는 여러 동화책에 실린 일러스트 원화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오그 만디노의 <아카바의 선물>과 같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언젠가는 출간하고 싶다.
이런 동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글쓰기, 그림 그리기, 북디자인이 기본적으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그 이야기를 이 [동화, 멀티 프로젝트] 브런치북에 담아보려 한다. 여전히 나는 멀티 디자이너이다.
내가 뿌려놓은 씨앗이 어찌 자랄지 나 또한 궁금하다.
Q. 좋아하는 동물은? 그 이유는? 대답해실 분은?.... 댓글에.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