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아담하게 들어오는 크기,
대충 그린 듯하지만 강렬한 색감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그림.
지난 1월 한국에 갔을 때, 처음으로 구입한 책이다.
짧은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떠올렸던 바로 그 디자인을 가진 책이었다.
보물을 찾은 듯한 순간의 통쾌함이 나를 스쳤다.
호주로 돌아와 천천히 글을 읽었다.
사랑, 삶, 이별을 위트 있게 담아낸 시집.
동화책처럼 짧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요즘 내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 이 시를,
여러 번 읽다 브런치에 옮겨 적는다.
작은 순간에서 느껴지는 행복은 생각보다 깊고 따뜻하다. 마치 Wendy Cope의 시 "The Orange"에서처럼, 일상적인 경험이 주는 소소한 기쁨이 나에게도 찾아오고 있다. 시 속 화자가 친구들과 오렌지를 나누며 웃음을 짓고, 그 순간의 행복을 온전히 느끼듯, 나 역시 일상 속 사소한 일들에서 예상치 못한 기쁨을 발견한다.
특별한 계획이나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평범한 하루의 순간들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초록 가득한 창밖을 바라볼 때, 지인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 또는 가벼운 산책길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러한 순간들은 단순하지만, 오렌지를 나누는 일처럼 마음 한 켠에 오래도록 잔잔히 남는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속에 행복이 있다
평범한 순간들이 빛나기 시작한 이 시기를, 소중히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