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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했다 (에필로그)

by 근아

이 『나의 삶에 나를 담다』라는 브런치북은

괴테의 글을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4개월 전, 나는 문득 궁금했다.


괴테가 말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단순한 호기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간절한 질문이기도 했다. 나는 분명 자유로운 상태였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마치 어딘가에 갇혀 있는 듯한 기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고 싶었고, 그 감옥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우리가 흔히 배우는 자유의 개념은 "외부의 강요나 억압 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이며,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온 정의다. 하지만 내가 알고 싶은 자유는 앞서말한 행동의 독립성을 넘어선 것이었다. 더 깊은 의미를 알고 싶었다.


괴테가 말하는 ‘자유’는 무엇이며, 나는 그것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

'자유' 자체가 무엇인지 알고, 제대로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자유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 모든 일이 어떻게 끝날 것이며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겸허한 마음으로 인식한 사람, 여유 있게 사는 시민 하나하나가 그들의 조그마한 정원을 손질하여 낙원으로 꾸밀 줄 알고, 불행한 사람마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거리면서도 끈기 있게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이 햇빛을 다만 1분이라도 더 오래 쳐다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그렇지, 그런 사람은 말없이 자기 자신 속에서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는 아무리 제약을 받고 있더라도, 항상 마음속에서 자유라는 즐거운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 자기가 원하면 언제라도 감옥 같은 이 세상을 벗어날 수 있다는 그런 자유의 감각 말이다. - 괴테 "


괴테가 말하는 자유는 단순한 외적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는 힘이었다. 나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새벽 독서 모임에서 이 글을 공유하며 자유에 대해 토론했고, 다니엘과의 영어 코칭 시간에도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 모든 토론이 끝나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나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면,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은 며칠 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결국 나는 브런치북 하나를 새롭게 만들어 나의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기록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하며 글을 썼다. 아니, 글을 쓰면서 방법을 찾아 나갔다. 깊이 사유하고,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


3개월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글을 쓰며, 하나둘씩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마지막 한 달 동안은 글쓰기를 잠시 쉬며, 나의 세계가 어떻게 나의 삶에 스며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정한 상황에서 불안이 다시 스며들지는 않는지, 자유를 느끼는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을 분석했다. 무엇보다 나의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내 마음을 다시 다듬고 다잡았다.


어릴 때부터 나의 시선은 늘 외부에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았다. 이러한 시선을 외부에서 내부로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기에, 나는 이를 바탕으로 4개월간 나 자신을 실험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더 이상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유로운 상태가 일상 속에 자리 잡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감정에 대한 자유, 시간에 대한 자유, 공간에 대한 자유, 계획에 대한 자유.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한 것은 '나'였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내 몸은 단순한 도구일 뿐, 이제 나에게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정신'이었다. 그것이 '나의 존재감'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든, 누구와 함께 있든, '당당하게 존재하는 나'를 내가 느끼고 있었다. 나는 흔들리지 않고 '나로서' 온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나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 속에 나를 담았다.

이제 나의 삶은 나만을 담고 있으며,

나의 삶이 점점 나를 닮아가고 있다.




<나의 삶에 나를 담다>의 첫 글 제목은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해볼까 한다"였다.


마지막 글의 제목은,

"나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했다"으로 정했다.







<나의 삶에 나를 담다> 연재를 마무리 합니다.

이제 저는 나의 생각과 목소리를 더욱 당당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 때, 그 순간> 이라는 가제를 달고 시작하는 책 출간입니다.

같은 제목으로 브런치북을 연재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기록하려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


- 2025. 02. 22 -


그리고 오늘, 딱1년 전,

theMe Kunah 브랜드를 론칭한 날이기도 하네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








(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믿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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