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가 있는 삶 . 02
문화.
그 단어는 오랫동안 너무 흔하게 쓰여왔다.
하지만 나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좀 더 깊고,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단어로 다가왔다.
그 변화는 영국 여행을 하면서 찾아왔다.
이게 ‘문화’구나.
이게 ‘영국의 문화’구나.
이게 ‘런던의 문화’구나.
그때 나는,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문화라는 것을 이해했다.
영국을 여행하며 매일매일 마주한 모든 순간들이
하나의 언어가 되어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 했다.
이런게 '문화'야.
그 언어는 책으로 배운 단어나 관념이 아니라,
거리의 빛과 소리,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속에 조용히 숨 쉬는 감각이었다.
그 언어는 낯선 나라의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안 깊은 곳에서부터 찌릿하며 새로운 연결이 시작되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어떤 감각이 다시 깨어나는 듯했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존중하는 방식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었다.
건축 속의 질서, 거리의 리듬, 색의 하모니까지 —
그 모든 것이 그들의 문화였고,
그 문화는 곧 삶이 말하는 언어였다.
그 경험 이후, 나는 나의 삶에서도
‘나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태도,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표현이 될테니까.
나다움이 드러나는 삶이 되려면,
나의 문화가 스며든 삶이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조용히 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실천을 하고 있다.
‘문화’는 단어가 아니라,
삶을 나로서 살아내는 감각이자 태도이다.
그리고 그 언어는 지금,
나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