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아 Mar 14. 2024

나만의 역사를 쓰다 2  - 상표등록

저는 호주에 5년째 살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입니다. 본 글은 1인기업가로의 저의 출발이자 저의 브랜드 '더미그나'의 창조과정을 리얼하게 공개하는 글이므로 1편부터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brunch.co.kr/@maypaperkunah/94



변호사를 만나 호주에서 회사 설립을 상담받았고, 텍스넘버 이메일을 기다리는 사이, 나는 상표등록을 담당하는 트레이드마크 변호사를 만났다.


2024년 2월 15일

이번엔 온라인 미팅이었다. 나는 당연히 카메라를 켜고 줌으로 들어갔는데, 카메라를 꺼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셔서 살짝 당황했다. 어디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지? 나도 카메라를 꺼야 하나? 하는 순간, 변호사 마리얌이 카메라를 켜 주었다.


이제야 소통이 되는 기분이었다.


일단 호주 상표권과 저작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놀라운 건, 호주에는 저작권 등록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창조자가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는 순간 - 자. 동. 적. 으.로 -  저작권이 생긴다 했다. 예를 들어 글이나 그림이나 작곡 모든 것이 포함된다 했다.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따로 등록할 것은 없다 했다.


여기서 호주의 깨끗한 거래와 합리성이 드러난다.


사실 이런 과정이 정상일 텐데, 나는 도대체 얼마나 잘못된 세상에 살았던 걸까. 그녀의 말에 나는  ‘what?”이라고 소리칠 뻔했다. 그만큼 나는 충격이었다. 꾹 참길 잘했다. 그리 소리쳤더라면, 너무 창피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창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주 1)




일단, 저작권을 필요하지 않다는 걸로 마무리를 짓고, 변호사는 상표권이야기로 넘어갔다. “이 또한 창작물이기에 저작권은 자동으로 발생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상표보호가 좀 더 필요하다 싶으면 상표권 등록을 해도 좋을 것 같다.”


해야 한다가 아닌, 좋을 것 같다라니. ‘그럼 하지 말까? 변호사가 안 해도 된다는데 굳이…’ 살짝 마음이 흔들렸고, ‘그래도 상표는 등록해야 하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  


마리얌이 제안 해왔다. 상표등록을 하면, 로고에는 마크가 있고, 글자가 있는데, 마크만 등록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마크는 왼쪽에, 브래드를 대표하는 이미지이고, 글자를 뒤쪽 브랜드명이라 설명을 했다.


그리고, 글자는 상표등록을 할 필요가 없다했다. 글자라는 게 그냥 회사명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암튼, 마크만 등록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마리얌은 앞으로의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을 좀 더 해주곤, 내일 이메일을 보내겠다 했다.


그리고

내일,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또 기다림의 시작되었다.

아 여기는 호주였지. 또 실감을 한다.


그 기다림 사이,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마크 & 글자 로고 등록을 같이 부탁드렸다. 하지만, 나중에 마크만 사용할 일이 생긴다면 마크만 따로 등록을 해놔야 한다 해서, 나는 두 개의 상표등록을 하기로 했다.


마크만 있는 로고 하나,


그리고 마크와 글자가 있는 로고 하나.




2024년 2월 22일, 처음 미팅 때 보내준다고 했던 이메일이 드디어 왔다.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에 대한 체크가 필요하다며 문서를 보내왔다. (Trade Marks Classification) 내가 제공하는 디자인은 모두 Class 42에 속해 있었고, 나는 그녀가 보내준 문서에 내가 제공하는 디자인 내용들을 하이라이트 표시해서 이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또 기다림…

하지만, 이번엔 길지 않았다.


그다음 주 월요일 2024년 2월 26일 오후, 로고 상표등록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표등록 신청을 한 것이고, 이것이 심사를 통과해서 상표등록이 최종완료 될 때까지는 6-9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변호사는 등록을 하는 순간, 나에게 상표에 대한 권리가 생기니, 이날부터 마음껏 로고를 사용해도 된다 했다.


사실, '난 이미 2월 22일에 브랜드 론칭을 한 상태야. 난 네가 이렇게 늦게 처리를 해줄지 몰랐지.' 그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하고, 땡큐 땡큐 이메일만 전달하고, 상표등록를 마무리 지었다.



표로 정리를 해봤다.

내 브랜드의 역사.


순서가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그래도 해냈다.


일단 도전, 그리고 해결한다.

그런 무대뽀 정신으로 시작했는데,

진짜 그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나는 오늘 나의 가치를 몇백 배나 증대시키리라!
나는 나의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하는 무서운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리라.
나는 항상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 이상을 추구하도록 하리라.
나는 내가 했던 일에 결코 만족하지 않으리라.
나는 성취하기만 하면 곧 나의 목표를 높이리라.
나는 항상 나의 목적을 세상에 알리리라.
오히려 나는 세상이 내게 스스로 다가와 칭찬을 하게 할 것이며, 굴욕을 감수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하나의 밀알은 몇백 배로 증가하여 몇백 개의 줄기를 만든다. 이것이 후백 배로 증가되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리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 알의 밀알보다 더 위대한 인간이 아닌가?
나는 오늘 나의 가치를 몇백 배나 증대시키리라!
이것이 성취되면 나는 계속 그 과정을 다시 시도할 것이다. (생략)

오그 만디노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상인 (주2)




==> 다음 편에서는 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몇 가지 소개해 볼까 한다.






(주1)

호주에 상표등록하기 위한 상담을 하면서, 호주에는 '자동 저작권 보호'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theme)입니다.


호주에서는,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원본 저작물 생성 시 자동으로 저작권 보호가 부여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그림이나 글과 같은 독창적인 것을 창작하자마자 등록이나 공식 신청 없이 해당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본 등 일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해당 정부 기관에 등록이 필요합니다. 이는 창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적극적으로 신청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주2) 오그 만디노, 아카바의 선물 / 학일출판사/ 198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