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이 Jul 23. 2024

May's travel Part1, 쿠알로아 랜치

aMAYzing Life in Hawaii ep.15

큰맘 먹고 저지른 장기 렌터카가 거의 열흘째 주차장에서 잠자고 있다. 차만 있으면 어디든 자유롭게 날개를 달 줄 알았는데 이사 후 나는 에어컨과의 씨름으로 지독한 몸살감기에 한동안 시름시름 앓다 보니 세상 밖 구경은 사치였다.


‘그래. 날개는 이제부터 달면 되지.’

몸이 좀 회복되니 당장 이번 주말 어디로 콧바람을 쐬러 갈지 즐거운 상상에 돌입했다. 하와이 관광객 모드로 트립어드바이저의 추천 관광지와 학원에서 친구들이 자주 언급했던 명소들을 조합해 가며 나만의 원데이 투어 코스를 완성해 보았다.


원픽! <쿠알로아 랜치>의 전기자전거(E-Bike) 체험


쿠알로아 랜치는 영화 ‘쥬라기공원’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고 수많은 헐리웃 영화와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될 만큼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이 풍경을 배경으로 운영되는 무비 사이트 투어, 승마 투어, ATV, 짚라인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어트랙션들로 인해 현지인은 물론이고 관광객과 미국 본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행복한 계획은 여럿이 나눠야 제 맛!

어학원 친구들에게 이런 나의 주말 계획을 브리핑했더니, 스위스 쾌녀P, 요코하마에서 온 러블리K, 몽골 친구 H까지 세 명의 러브콜을 받게 됐고 이렇게 하와이에서의 첫 번째 메이스트래블이 시작되었다.


마침내 D-Day

간만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벗어나니 묵은 체증이 내려간 듯 속이 시원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어학원 앞에서 한껏 들뜬 모습으로 날 기다리는 친구들을 태우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 와이키키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로 차를 올리니 눈앞에 펼쳐진 경이로운 하와이의 대자연에 다들 각자의 스타일로 감탄을 쏟아냈다. 가뜩이나 표현력이 뛰어난 H는 거의 할리우드급의 리액션을 연발하고...


“Oh my god, I love it~ It’s Amazing”


정말 못 말리는 그녀다. (다소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지만, 세상 누구보다 열정과 사랑이 많은 H는 6개월간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또래 친구로 그녀와의 잊지 못할 추억들은 차차 꺼내보련다.)

그도 그럴 것이 친구들 모두 나보다 앞서 하와이살이를 했지만 이렇게 차를 타고 호놀룰루를 벗어나 나들이를 간 적은 처음이라고…


욕심이 난다. 이 여행

더 많은 곳들을 둘러보며 이들의 눈과 입을 호강시켜주고 싶은 가이드의 마음처럼. 고객님들의 ‘만족도 최상’을 위해 오월이의 원데이 투어는 야심차게 시작되는데…


첫 관문인 쿠알로아 랜치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https://youtu.be/Q0Ql65cnVA4?feature=shared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초급자코스 홍보 영상


내가 미리 예약한 ‘전기자전거 투어-중급자코스’, 아무래도 전기자전거가 일반자전거보다 힘이 덜 들겠지 싶어 이왕이면 더 흥미진진하게 즐기자는 생각으로 선택한 중급자코스의 난이도가 화근이 될 줄이야…


산악 지형을 포함한 다양한 코스를 거쳐야 하기에 출발 전 필수로 신청자 모두가 약 10분 정도 실전처럼 전기자전거를 타고 테스트 코스를 무사히 돌아와야만 했다. 예상 못한 상황에 다들 불안한 마음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하는데…


가장 패기 넘치던 나 역시 울퉁불퉁한 자갈길과 둔턱들을 내 엉덩이보다 작은 안장을 통해 고스란히 느끼기 시작하니, 더군다나 '앞으로 2시간을 이렇게 바짝 긴장하며 타야 한다고?' 생각하니 유쾌한 스릴보다는 아찔한 공포로 다가왔다. 그 불안은 곧바로 현실이 되어, 우리 맏언니 러블리K가 비탈길에서 미끄러지며 팔꿈치에 영광의 상처를 얻게 되고, 결국 4명 모두 불합격 통보라는 예상 못한 시나리오를 접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불합격된 경우 이곳의 규정상 환불은커녕, 교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알아서 초급자 코스로 신청하란 의미였을지도...) 이미 네 명 모두 인당 120달러(한화로 17만 원 상당) 가까이 완불한 터라 눈앞이 깜깜해졌다. 호기롭게 상품을 선택하고 추천한 가이드로서 눈앞이 캄캄해진 상황, 난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부리나케 티켓창구로 달렸다.


“Help me! We’re all students and foreigners. We don’t have any plans.”


우리는 모두 학생이자 외국인으로 모든 게 낯설고 지금 이 투어가 중단되면 돌아갈 데가 없다고… 진짜 간절한 마음으로 거의 울먹이듯 사정하자 스태프도 딱했는지 다시 모니터를 들여다본다.


하지만 전기자전거투어는 워낙 인기 상품이라 솔드아웃 상태. 두 개를 합쳐도 ‘이바이크투어’ 요금보다 저렴했지만 ‘오션보야지투어’와 ‘정글탐험트럭’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솔깃한 제안에 우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연신 땡큐를 외쳤다.


바다와 육지를 한 번에! 특급 이벤트가 된  세컨드 플랜


평균 연령 52세. 전기산악자전거가 우리 팀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아직 넌 멀었다’라는 마음의 소리에 미안함이 몰려왔다.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나를 위한 배려였을지, 고맙게도 세 친구는 결과적으로 ‘이바이크 투어’ 불합격 이후 되려 편안해진 얼굴로 두 개의 액티비티를 기다려줬다.



바다 요트 투어에선 우리와 나란히 헤엄치는 거북이들도 만나고, 쿠알로아 랜치의 멋진 비경을 조망하며 유유자적을 즐겼다. 바다 한가운데로 향하니 개인 보트로 물살을 가르며 쾌속 질주하는 이름 모를 이들이 우리들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것 같았다.



이름답게 생긴 '중국 모자섬' 앞 평화롭게 패들링 하는 사람들


이젠 육지로 나와 정글 탐험을 위한 트럭에 탑승하는데 우리의 투어를 담당하는 유쾌한 미국 할머니 가이드는 운전도 하며 음악도 들려주며 열심히 설명을 이어갔지만 솔직히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엔 한참 역부족이었던 나의 영어실력. 뭐 어때. 분위기를 즐기는 자가 진정한 챔피언이지.



여기가 진짜 하와이구나!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대자연 앞에서 할 말을 잃고...


이후로도 나는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 올 때마다 하와이 필수코스라며 6개월간 4번이나 이곳을 방문했다. 그 덕에 이곳서 즐길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액티비티를 경험해 본 것 같다. 아마 모르긴 해도 하와이 사람들도 나만큼 여기 자주 온 사람은 흔치 않을 듯. 이쯤 되면 쿠알로아 랜치에서 ‘코리안 앰배서더’에게 마땅히 할인 혜택쯤 고려해 줘야 할 듯ㅎ




[May's Travel]

오아후섬 북부 원데이 투어코스 (동쪽에서 서쪽으로)


[오전-동부]

Kualoa Rock Beach (중국모자섬, 포토존) → 쿠알로아 랜치 (오아후섬 최고의 액티비티)

쿠알로아 랜치 입구에 들어서면 승마 투어를 위해 대기 중인 말들이 반겨준다.


[오후-서부]

라니아케아 비치 (일명 거북이 비치) → 할레이바 타운 (하와이 대표 간식들과 기념품 쇼핑) → 선셋비치 파크 (석양맛집, 포토존)

노스쇼어의 대표적인 석양 맛집, 이곳의 명물 누워있는 팜트리엔 사진 찍기 위한 줄이 늘 길다.


쿠알로아 랜치 추천맛집 두 곳


참고로 쿠알로아 랜치를 방문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Must Have 맛집이 있으니 입장 전, 후에 꼭 들러 맛보시길! 우리에게 익숙한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 하와이 편에서 백대표님이 추천한 그 메뉴들을 비롯해 꼭 방송에 나왔던 곳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메뉴로 승부하는 하와이 로컬 맛집 두 곳을 소개한다.

 

01. Waiahole Poi Factory


하와이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라우라우와 칼루아피그, 포이를 파는 노포식당. 한 번쯤 먹어볼 만한 음식이겠거니 정도로 생각했다가 완전 그 맛에 반해버렸다는 후문.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라우라우. 타로(서양 토란) 잎에 감싸 푹 쪄진 -약간은 감자탕 텍스쳐의 -고기를, 그 감쌌던 잎 숙채와 새콤한 토마토, 양파 절임과 곁들여 먹는 음식. 특히 내 입맛엔 '스퀴드 라우라우'가 딱이었는데, 세상 태어나 처음 먹어본 맛이었지만 그 오묘하고 중독성 강한 맛에 자꾸 손이 감. 여럿이 갔다면 기본 메뉴와 스퀴드를 함께 맛보길 추천한다. 함께 간 4개국 친구들이 모두 진심 좋아할 만큼 글로벌한 입맛들을 만족시킨 이곳의 대표 메뉴기도 하다.  


음식 양이 상당하니 성인이라도 미니 플레이트를 주문하길 추천한다.

식사를 마쳤다면 디저트로 무조건 1인 1 아이스크림 강추, 하와이에서 맛본 아이스크림 중 단연 1등!



02. Yummy Huli Huli Chicken


할레이바 타운의 유명 맛집 <훌리훌리치킨>은 아쉽게도 주말 이틀만 오픈하는터라 사실 일정이 맞지 않으면 맛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곳은 1년 내내 언제든지 훌리훌리 치킨을 대접하는 곳으로, 쿠알로아 랜치에서 불과 차로 3분 컷이니 액티비티 후에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날 때, 무조건 이곳으로 달려가길 추천한다. 게다가 갈릭쉬림프까지 함께 맛볼 수 있고 그 맛도 빠지지 않으니 일석이조!


사실 비주얼로만 보면 딱 우리나라 장작구이통닭이 생각난다. 고기맛 역시 대단히 다른 맛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훌리훌리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훌리훌리 전용 소스가 아닐까 싶다. 데리야키 맛이 나는 특제소스가 뭔가 더 진하고 촉촉하게 그 맛을 지켜주는 것 같기도.


제법 큰 기념품 가게 안에 위치해 있어 주차도 편하고 식사 후엔 소소하게 기념품 쇼핑도 가능하다. TMI지만 과거 배우 송옥숙씨가 하와이로 시집와서 이 가게를 운영했었다는 전설 같은 얘기를 다이아몬드헤드 민박집주인 이모와 함께 드라이브 겸 맛보러 왔다가 들었다는. 당연히 지금은 다른 주인이 운영 중.  



May’s Gallary
⟨Surfing Frog⟩ by Lonewolf, from Downtown Art Cent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