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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l 27. 2024

May's travel Part2, 노스쇼어 거북이비치

aMAYzing Life in Hawaii ep.16

May's travel 1탄.


일명 '터틀 비치'라고 불리는 '라니아케아 비치'는...


쿠알로아 랜치에서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우린 약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라니아케아 비치에 도착했다. 라니아케아 비치(Laniakea Beach, 북서쪽 해변)는 일명 Turtle Beach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이름이 비슷한 터틀 베이(Turtle Bay, 정북단 위치), 라니카이(Lanikai Beach, 동쪽 해변)와 종종 헷갈릴 수 있다. 모두 오아후섬에서 아름답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법한 환상적인 풍경을 지닌 해변이다.  


라니아케아 비치는 이곳의 터줏대감인 거북이와 크씰(바다물범)이 해변으로 올라와 일광욕을 하며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핫플. 특히 자원봉사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비치 끝자락은 해양생물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처럼 먼 길 달려온 사람들로 늘 붐빈다.



자원봉사자들은 거북이나 크씰이 바다에서 헤엄쳐 뭍으로 올라올 때 사람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펜스를 둘러서 보호구역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잠시 낮잠을 청하러 온 친구들도 있지만 산란 시즌에 알을 낳으러 이곳으로 온 거북이와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크씰 역시 하와이에서만 서식하는 국제멸종위기 동물이기에 이들을 지키기 위한 안전거리 확보는 필수라고 한다.   




거북이를 만나러 왔는데 크씰까지  

완전 럭키비키잖아!


우리 역시 이곳을 찾은 이유는 행운(Luck)의 상징인 이 거북이를 만나기 위함이었는데 완전 운 좋게도 신나게 낮잠을 즐기는 크씰까지 만나다니...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발라당 낮잠 자는 하와이 멍크씰(Monk Seal), 털이 없이 매끄럽다 하여 수도승 닮은 꼴로 붙여진 이름이란다.


바다수영을 좋아한다면 스노클 기어*도 준비하면 좋다. 우리도 미리 준비한 장비들 덕분에 수영 고수인 러블리K와 스위스P는 신나게 바다수영을, 나와 H는 키즈존(아가들이 물장구치는 구역즈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탐험을 즐겼다.


허벅지쯤 되는 수면에 머리를 쑤욱 밀어 넣는 순간! 온갖 물고기와 산호초들이 "어서 와~"하고 반겨주는데, 때 마침 거북이가 해변을 찾기 위해 내 눈앞을 지나가기라도 하면 이것은 진짜 ‘럭키’인 거다.



내게 이런 행운이 몇 번씩이나 찾아오는 신비한 경험을 하며, 또 하나의 페이보릿 플레이스가 늘어났다. 어느 주말 아침 또 한 번 이곳을 찾았을 땐, 작살과 어망을 갖춘 어부들이 이곳 바다에서 잡은 큰 물고기들을 몇 두릅씩 손에 쥐고 아침 일찍 퇴근하는 것을 구경하기도. 잠시 뒤엔 고기 잡을 채비를 마친 전문가의 포스가 넘치는 스쿠버 다이버 아저씨가 한참 먼바다까지 나가서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잊을만할 때쯤 문어를 양손 가득 잡아서 나오는 거다.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문어를 만져보겠다고 올망졸망 아저씨 뒤를 따라가는데 나도 아이들 틈에 껴서 한 번 만져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내 머릿속엔 그저 '이 싱싱한 놈들을 대체 어디서 맛볼 수 있는가? 분명 어딘가에서 시가로 대접하고 있을 텐데 말이지!' 하며 그곳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다는...


참! 이 아름답고 신비한 곳에서 주의할 점


라니아케이비치 주변엔 상어가 많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상어의 먹잇감인 거북이들이 자주 출몰하다 보니 생태계 특성상 먹이사슬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20년 넘게 스쿠버다이빙을 한 준전문가 러블리K의 말에 따르면, 종종 공격성이 강한 상어들이 서퍼들을 공격하는 까닭 역시 서프보드를 거북이 등으로 착각하고 덮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무시무시한 말에 나는 절대 발이 닿지 않는 곳엔 얼씬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아직 수영을 못하는 까닭이 더 컸겠지만. 결론은 애당초 안전주의자인 내게 스노클링은 진짜 용기가 필요한 액티비티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몇 발자국만 바다로 향하면 또 다른 세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신비한 풍경을 접할 수 있으니 어찌 여기까지 와서 이 하와이 바닷속에 몸을 담그지 않으리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 후 슬슬 허기를 느낄 때쯤 미리 예약해 둔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이곳은 갓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 휴가 겸 시간을 내준 남편과 함께 방문했던 곳으로, 어학원에서 종종 "하와이에서 경험해 본 최고의 맛집은?"이란 질문에 주저 없이 여기를 꼽을 만큼 저녁 코스요리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친구들에게 기회가 되면 꼭 소개하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미리 간단한 소개를 한 후 브레이크타임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곳을 찾았다.


하와이 3대 셰프인 '로이 야마구치'가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 <Beach House by Roy Yamaguchi> [사진: 공식 인스타그램]


파인 다이닝인 만큼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의 메뉴판이지만 시원한 오션뷰 전망, 생동감 넘치는 식당의 분위기, 유니크한 메뉴 구성을 원하는 이라면 만족할만한 하모니다. 솔로몬 같은 한 멤버의 제안으로 코스 대신 단품으로 각자 한 개씩 주문해서 코스처럼 맛보기로 했다. 이렇게 우리는 디저트 메뉴까지 섭렵하며 야무지게 즐겼다.

 

터틀베이 리조트 옆 쿨리마 비치에 자리한 이곳은 식사하는 동안 시원한 오션뷰를 즐길 수 있다 [사진: 공식 인스타그램]


맛있는 식사와 한 잔의 맥주. 도란도란 감회를 나누는 동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친구 H양이 신신당부한 선셋비치에서의 사진 한 컷을 놓칠 수 없기에 부리나케 식사를 마치자마자 차에 올랐다. 다행히 도착한 선셋비치 파크엔 아직 석양이 발그레하게 한참 불타고 있었다. 모두 또 한바탕 포토 타임에 집중하는 동안 나는 차 안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와이키키에 비해 북쪽은 아무래도 한적하다 보니 석양이 가시자 부쩍 더 빨리 어둠이 느껴지고 이렇게 하루가 꽉 채워져 갔다.


H양이 그토록 원했던 선셋비치 파크에서의 한 컷


사실 우리 넷은 모두 다른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로 대화가 아주 순탄치는 않았다. 다행히 스위스 쾌녀P가 아주 훌륭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우리의 서툰 영어 실력에도 두루두루 대화의 이음새를 꿰어주었던 것 같다. 나의 경우엔 새 차 운전에 또 혹시 모를 도난사고에 대비하느라(방심하면 도둑들이 앞 창문 깨고 다 훔쳐간다고 렌터카 주인이 하도 세뇌를 시킨 탓이랄까?ㅎㅎ) 바짝 긴장하기도 했고, 투어 플래너로서 우왕좌왕하며 하루가 어찌 갔는지 모르게 시간을 보냈다.


모두 피곤했는지 돌아오는 차 안은 참 조용했다. 한참을 달려 와이키키에 도착 후 다들 다소 무거워진 몸이지만 행복한 표정들로 Good Bye~를 나누며 메이스트래블의 첫 번째 여정을 마무리했다.


식당 앞 풍경, 해가 뉘엿해지니 정말 평화롭기 그지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보람을 느끼는 반면에 힘들고 신경 쓸 일도 많았지만 내가 누구? 오월이는 곧 다음 여행 계획에 착수하는데...  


May's Advice
01. 라니아케아 비치 바로 윗도로 건너편에 마련된 꽤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02. 스노클 기어*는 월마트(대형마트)에서 오리발까지 포함된 세트를 30달러 내외에 구매 가능하다.
03. 운이 좋으면 와이키키에서도 거북이와 멍크씰을 종종 만날 수 있지만 라니아케아 비치는 먼 길을 달려온 것에 보답이라도 하듯 항상 거북이와 멍크씰이 여행객을 맞이해 준다.




May's Gallary

<Shark and Turtle> by Wayne McKeehan, from. Downtown Art Center


못다 한 이야기 "하와이안적 거리감"


제주도(1,850km2)와 비슷한 규모인 오아후섬(1,574km2)은 섬 남단에서 북단까지 가는데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체감상으로도 제주도 내에서 운전할 때와 비슷한 거리감이지만 이상하게 하와이에선 얘기가 좀 다르다. 대부분의 로컬 주민들은 이 거릴 무척 멀게 느낀다고 하는데... 그런데 웬걸, 좀 지내다 보니 나 역시 노스쇼어에 갈 때는 정말 먼 길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랄까?


일례로 하와이에서 만난 한 한국분의 재미난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린카드(영주권)를 취득하기 위해 카카아코에 콘도를 구입하고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하는 중에 글쎄 노스쇼어 쪽에서 온 인테리어업자가 중요한 작업 도구를 하나 두고 왔다고 내일 다시 오겠다고 했다나? 우리라면 벌써 퀵을 부르거나 직원을 시켜 가져오라 했을 텐데… 여기 사람들은 한 시간 거릴 어찌 다시 가느냐고 그냥 내일 일을 해야겠다고 하여, 성미 급한 한국인 집주인은 본인이 직접 가지러 노스쇼어 사무실에 다녀올 테니 다른 작업부터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단다. 역시 남국의 정서는 한국과는 정말 다른 걸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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