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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20. 2024

노포 감지기에 포착! 와이키키맛 오키나와 가정식

aMAYzing Life in Hawii ep.06

하와이 생활 중 10년 전 결혼식 이후로 가장 날씬한 몸매를 유지했었다. 그 비결이라면 하굣길 종종 운동삼아 집까지 걸어 다닌 까닭일 것이다. 학교밖을 나서는 1시쯤이면 해가 가장 뜨거울 때이니 땀도 제법 흘리며 힘은 들었지만 나름 추억할만한 시간이었다. 머물던 숙소들이 대게 학교로부터 2마일(3.3Km) 남짓한 거리였는데 역시 걷는 것만 한 운동이 없는 걸까?


하굣길의 꿀잼 도보여행 그리고 골목 식당


오늘은 이리로, 내일은 저리로 가볼까? 하며 매일 약간의 변주를 즐긴다. 그러다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길목의 작은 식당들을 하나씩 들러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국에서도 허름한 노포를 즐기던 나로선 관광객이라면 전혀 알 수 없는 하와이 골목식당 탐험이 단연 꿀잼이었다. 의외의 맛집을 발견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20불의 행복, 일본식 수프와 스시 콤보


그중 최애는 오키나와식 가정식을 판매하던 아담한 식당이다. 와이키키 일대의 비싸기만 하고 맛은 그저 그런 곳들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가성비 으뜸의 메뉴를 만날 수 있는 곳. 2시부턴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이라도 닫을까 잰걸음을 더 바삐 움직이게 하는 마성의 식당이기도 했다.


팁 포함 20불쯤 되는 가격에 뜨끈한 수프와 스시 콤보를 만족스럽게 내어주시는데, 아직 오키나와에 가본 적은 없지만 오키나와 음식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식당 덕분이다.  


▴ Sunrise Restaurant Hawaii ⎥ 525 Kapahulu Ave A, Honolulu, HI 96815, United States


든든하게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나면, 이제 집으로 가는 길에 탐스런 망고나무를 올려다보는 의식을 치러야 할 차례다.



망고 나무 아래 서서


과거 한국엔 심심치 않게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듯 하와이 가정집들엔 망고나무 한 그루쯤은 기본으로 심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지역이 지역인 만큼 우리나라 앵두나무나 사과나무처럼 이곳 사람들은 파파야나 망고,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나무를 집에 심는 가보다.


다이아몬드헤드 이모집에 자주 놀러 와 며칠씩 주무시고 가시던 한 이모친구분은 매일 새벽같이 운동삼아 동네 산책을 하셨는데 그때마다 과일들을 한 아름 수집해 오셨다. 얘길 들어보니 하와이에선 담장 밖으로 매달린 과실나무의 열매들은 따가거나 주워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어릴 적 이런 내용의 전래동화를 읽어본 것 같기도… 여하튼 이 얘길 듣고나서부터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하늘 위로 젖힌 채 담장 너머 매달린 과일, (특히 내가 걸어 다녔던 계절인 5월엔 망고가 한창 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때라) 이 다디단 하와이의 망고를 하나 맛볼 수 있을까… 늘 남의 집 망고나무를 예의주시하곤 했다.



어쩌다 ‘요건 내 거 되겠는데?’
하는 것들이 보일 새면  
남들 눈에 수상쩍어 보이거나 말거나
담장에 착 붙어서
‘저 열매가 언제쯤 떨어질까’
궁리를 하며 까치 마냥 서 있었는데
이때면 어김없이 충성스러운 각 집들의 멍멍이들이 나를 아주 잡아먹을 듯이 쫓아내려 달려왔다.  


가뜩이나 혼자 와서 자신감 떨어진 마당에 이눔의 개까지 날 괄시하네 싶어 문득 서글퍼지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첨엔 무서워 피했다만 담장을 넘지 못하는 너희들을 내가 언제까지 피할쏘냐?!


그래서, 망고는 어떻게 되었냐 물으신다면? 글쎄요~ 망고가 참 쌉디다!! 마트서! ^^      



May's Advice ⎥ 미국의 측량 단위는 한국과 다르다

무게 : 파운드(1lb = 약 0.45kg)
거리 : 마일(1마일 = 약 1.6km)
온도 : 화씨(33.8 화씨 = 1도)
속도 : 1mi/h = 약 1.6km/h

매번 변환하는 게 번거로워 한 번쯤 건너뛸 법도 했지만, 결혼식 때 몸무게를 되찾은 게 신기해서 매일 아침 몸무게를 쟀다. 그때마다 계산기를 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더랬다. 하하. 물론 지금 그 여자는 없다 ㅠㅠ






Pow!Wow! Hawaii / O'ahu, HI / 2020 by Tatiana Suarez

카카아코는 오아후섬의 신흥부촌이다. 최근 우리나라 셀럽들이 하와이에 집을 샀다 하면 대부분 이곳의 신축콘도인 경우가 많다.


과거엔 오아후섬의 최빈민가로 부랑자들이 많고 위험하다 하여 지역주민들도 방문을 기피했다 한다.


자연스럽게 땅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은 디벨로퍼들의 타겟이 되는 법. 지금은 이곳 어디나 땅을 파고 하늘 위로 끝없이 마천루를 쌓아 올리는 도시개발 풍경이 즐비하다.


어두웠던 도시를 예술적 시도로 많은 이들이 찾고 싶어하는 소위 '핫플'로 탈바꿈한 도시 재생의 좋은 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마치 이 그림의 여인처럼 선악과를 탐한 이브의 모습같기도 하여 (뭔가 너무나 주관적인 해석이나 의도된 자본의 힘으로 '예술'이라는 매개를 전면에 활용해 땅값을 높이는데 사용된 것 같다는)


남편이 돌아가고 여전히 모든것이 낯설던 초창기에 홀로 찾았던 카카아코 그래피티 거리 투어에서 느꼈던 씁쓸했던 기억이 스친다.


From Wall Street Art in Kakaako Honolulu Hawaii @tatu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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