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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25. 2024

방과 후 2교시, 새로운 인연이 꽃피는 해변의 요가

aMAYzing Life in Hawaii ep.07

하와이 어학연수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건 바로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이었다. 

하와이의 대자연 속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면서 글로벌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까.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애써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물론 자율 참석제라서 원하는 활동만 골라 들어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나이를 파괴하는 분위기라 시니어임을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하와이 답게 늦깎이 어학 연수생이 많아서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다행이고.


방과 후 활동 캘린더


그래서 누군가 내게 하와이 어학원을 추천해 달라면 주저 없이 내가 다녀온 곳을 추천할 것이다. 다른 곳과 비교해 봐도 합리적 비용, 철저한 출결관리, 하와이의 자연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방과 후 클래스까지. 게다가 와이키키 거리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도 탁월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그 주에 배운 내용을 테스트하는 건 적잖은 스트레스긴 했지만…


그만큼 공부에도 진심이었던 곳.


Waikiki Tommy Bahama Bar에서 즐거운 시간



방과 후 클래스 유형
- 튜즈데이 타코, 프라이데이 해피아워처럼 와이키키 인근의 펍이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곁들여 한잔 즐기는 프로그램
- 교외의 관광명소 견학, 자연 트래킹과 같은 자연과 액티비티가 어우러진 프로그램 
- 선생님과 글로벌 친구들이 함께 참여


어학원에서의 즐거운 기억을 이어가고자, 하와이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부턴 친구들과 주말 나들이 겸 종종 뭉쳐 섬일주를 했는데 이걸 계기로 “메이스 트래블”이란 별명을 얻게 될 줄이야. 


오월이를 찾아라!


수요일엔 와이키키 해변에서 만나요


매주 수요일 방과 후 수업은 요가였는데, 수업 장소만으로도 설레는 2교시였다.

와이키키 인근의 비치공원, 커다란 나무그늘 밑에 바다를 향해 요가 매트를 깔고 진행되는 요가수업이라니. "영화에서만 보던 풍경이잖아!"라며 어느 수업보다 이 날은 가장 기다렸고 참석률도 높았다.  


요가 수업에 참여한 첫날, 한 폭의 그림 같은 환상적인 풍경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가뜩이나 뻣뻣한 몸뚱이인데 심지어 영어와 인도어 중간쯤을 오가는 (다시 말해 대충 눈치껏) 강사님의 요가동작을 따라 하며 끙끙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렇게 한참 가벼워진 몸과 정신으로 심심하게 귀가를 하려니 아쉬웠던 찰나에 내 레이더망에 포착된 바로 그녀. 이 날 수업의 가장 맏언니 격인 스위스 친구가 홀로 비치로 향하길래 조용히 뒤를 따랐다. 그리곤 곧 말을 걸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둥글게 둥글게 되더니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는데 나름 일가견이 있던 나.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의 몇 백 곱절 친화력을 가진 분이구나."

“휴 다행이다 비슷해서. 아니 나를 이끌어줘서!!”


에너지가 공명하는 동류를 알아본 것일까. 이 나이 지긋한 스위스 언니는 알면 알수록 사교적이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P와의 비치요가



59세에 쓰리잡,

스위스 쾌녀 P와 칵테일바에서 3교시를!

우린 평행이론의 주인공인 걸까


우리는 비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아담한 칵테일바에서 각자 좋아하는 알콜을 한잔씩 주문했다. 나는 여느 때처럼 가장 애정하는 마가리타를 주문.... 근데 웬걸~ P도 나랑 같다니.


그때부터였을까.


마가리타의 근본인 테킬라를 좋아하는 걸로 시작된 우리의 평행이론 속에 피어나는 수다의 꽃. 사실 뭐가 그리 비슷했지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그때는 서로 신기해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충분했던 것 같다.


P와의 첫 만남. 바로 그 마가리타



59세 스위스 쾌녀 P는 직업이 3개나 되는 애살의 끝판왕



본업은 초등학교 선생님, 부업은 방학기간을 이용해 유럽 전역을 커버하는 언어천재 투어가이드, 마지막은 정말 P답다 할만한 엑스트라 배우까지. 최고의 텐션을 소유한 그녀답다. 하와이엔 안식년을 맞아 3개월간 여행 겸 어학연수를 온 거라 한다.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남편과 보름 정도 마우이에서 머물며 은혼식을 올리기도 했다는 로맨틱한 추억도 공유해 줬다.  


Aloha Friday


스스로 세운 나이라는 벽이 P를 만나며 다시 한번 무너졌다.

스위스라는 지역 특성일 수도 있지만 독일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게다가 스페인어, 영어까지 N개 국어에 능통한 그녀는 어학원에서도 가장 높은 레벨의 우수 학생이었는데, 세 개의 직업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언어 실력까지 만렙이라니. 나는 점점 P에게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무색한 저 에너지.

 

그녀의 능력치 때문이 아니라, 직접 만나 이야기해 보면 누구나 사랑에 빠질 법한 매력적인 사람. 옆에 있으면 나까지 그 에너지에 물들고 마는. 감히 이 구역의 최강 친화력을 가진 그녀. 15년 뒤쯤 그녀의 나이에 다다른 나 역시 같을 수 있을까?


이런 친구를 이곳에서 만나다니 용기 내 따라온 스스로가 참 기특했다.


그래.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려면 때론 용기가  필요해!


May's Advice
혹시 어학연수를 생각한다면 방과 후 클래스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교실밖 체험이 나이를 막론하고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지만 일부 비용이 드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진행경비 수준이라 부담은 덜하다.

어학원마다 방과 후 활동 금액과 프로그램이 다르니 어학원 고르기 전 미리 문의해 보도록 하자.




Whaling Wall at Royal Aloha Hotel

[May's Gallary : 오늘의 아트]

매일 아침 버스에서 내려 어학원까지 10분 정도마저 걸어가는 길에 늘 마주하는 이 그래피티는 와이키키로 향하는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상징적인 그림 같다.


6개월 생활 중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내가 머문 시기엔 고래투어가 불가능한 계절이었기에 이 그림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


혹등고래는 겨울이면 알래스카로부터 따뜻한 이곳 하와이 바다를 찾아온다. 새끼를 낳고 힐링하기 위해서란다. 이때면 내가 즐겨 찾던 마카푸 등대에서 자주 고래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1~3월 사이에 다시 한번 하와이에 와야 할 명분이 생긴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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