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림 Dec 28. 2018

6.자투리 시간은 금싸라기 시간

옥수수 폭죽

ⓒmaywood

회사 점심시간에 자주 가는 식당 신발장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보라색 옥수수. 주인장께서 식당 옆 텃밭에서 옥수수, 배추 등 여러 작물들을 키우시는 것을 본터라 넘 반가웠다. 그리고 내 작업재료 레이다망에 '호감도 꽤 높음' 판정을 받았다. 


"이거 얼마에 파세요?"

"그거 그냥 가져가세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이것이 단골의 힘이던가. 


워킹맘으로 지내면서 내가 작업하는 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하며 물어오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주말을 쉬지도 못하고 온전히 할애하시는 거예요?"

"일하고 아이 키우는 것도 벅찬데 언제 주로 작업을 해요?"


실은 내가 작업의 가속도를 올리는 시간은 퇴근 직후이다. 외출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일하던 모드 그대로 부엌 작업대로 향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소파와 한몸이 되어  TV 리모컨을 연신 돌려댄다. 한번 늘어지면 다시 추스리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것을 알기에 업무 모드가 꺼지기 전 짧은 시간을 활용하게 되었다. 


재료가 들어 있는 서랍장과 배경이 되는 판들을 모아둔 벽장을 열어 오늘 작업의 조합을 가늠해본다. 오늘은 블랙 배경에 옥수수 불꽃놀이를 한번 표현해 볼까. 그럼 불꽃을 어떻게 표현한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둔 서리태콩볶음과 율무볶음이 생각났다. 


이번에 공수해온 옥수수알들을 팝콘처럼 튀겨서 작업하면 더 의미가 있겠지만, 내 작업은 언제나 빠듯하게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이어서, 다음에 시간이 많은 훗날을 기대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은 날 넉넉한 날이 오기는 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5.많이 보고 듣고 메모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