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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가 발견한 i 세 번째

작은 것에서부터 거대한 세상으로 시작은 나의 발걸음으로부터

by 과몰입

미지의 허수 i, 혹은 아직도 알 수 없는 나I의 인생 이야기도 벌써 3주째입니다.

혹시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분의 알고리즘에도

익숙하진 않지만 흥미로운 영상이 뜨진 않았나요?


제가 어렸을 때엔 학교에서 문, 이과로 진로를 나누어

각 과의 방향성과 크게 벗어나는 과목은 배우지 않거나, 심화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과목을 배울 수도 없었을 테고

수능이라는 제도를 생각하면 효율적인 방법이었겠지만,


어쩌면 너무 어렸을 때부터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세상의 많은 부분을 모른 척하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마치 수능을 치고 대학에 가던, 가지 않던,

그 이후의 삶은 더 길고 알 수 없는 것처럼요.


그렇게 남겨진 거대한 세상을, 자그마한 눈으로 당당히 바라보는 ENFP A와 INFJ의 i를 만나보세요.


아래 링크에서 이번 미디어 주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연산"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mIxrcXrrxAI?si=3c1TCB6HQL8gHjxc




작은 것에서부터 거대한 세상으로
시작은 나의 발걸음으로부터

ENFP A


문과였던 나는 수포자였다. 대학은 가야겠으니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고2 겨울방학 때부터 수학이라는 과목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몇 개월 뒤 1번 정도 풀 수 있었던 내가 점점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졌다. 문제가 잘 풀리니 수학… 어쩌면 재미있는 과목일지도..?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인문대를 갔고 문과 직업을 갖고 있는 나는 고등학교 시절 이후 전혀 전혀 수학과 접점이 전혀 없다. 과학에도 별로 흥미가 없는 찐 문과인인 나. 글쓰기 모임을 통해 이 유튜브 영상을 만나게 됐다. 사실 썸네일부터 호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INFP님이 재미있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INFP님이 호감이니까 과감히 재생버튼을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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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2가 여러 개… 굉장히 낯선데…


유튜버는 지수 위에 지수가 무한히 쌓아져 올라가는 굉장히 흥미로운 수학적 형태를 다룬다고 한다. 이 유튜버도 처음인데 영상 도입부터 조금 쉽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본다.


놀라운 영상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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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유튜브를 보면서 가장 처음 느꼈던 건 영상 퀄리티였다. 어려운 수학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과정 하나하나 그래프가 그려지며 이 영상을 보는 나를 쉽게 이해시키면서 유튜버가 하고 싶은 얘기를 계속 볼 수 있게끔 끌고 나간다.


영상을 조금 만들 줄 아는 나는 저 그래프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 너무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투박한 것 같으면서도 깔끔한 영상으로 30분 넘게 만들어졌는데, 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 있을 것 같다는 게 느껴졌다.


놀라운 영상 전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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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저 3의 4층 숫자를 왜 알아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저 숫자의 크기를 알아보니 더욱 그랬다. 유튜버도 말했듯이 우리 실생활에 활용될 만한 숫자를 훨씬 넘어서는 숫자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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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까지도 끄덕끄덕… 그렇지 그렇지… 수긍(?)을 하면서 영상을 봤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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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루트를 씌우니까 무한대로 수렴했던 결과값이 다른 결과값으로 수렴한다는 걸 발견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낯설면서도 이해는 제대로 안 가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유튜버가 이끄는 대로 쭈욱 영상을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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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프렉탈 구조가 되는 것까지도 흥미롭게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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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과학, 우주로 연결되는 게 너무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물리학자들이 칠판에 공식 같은 걸 쓰고 그랬구나 라고 이해가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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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가끔 나오는 양자역학이나 아인슈타인 공식 등등이 어떻게 도출되었을지,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우주에 대해 연구했는지 등등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빌드업을 하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것과 접목이 되는 콘텐츠가 굉장히 재밌다. 이 영상도 어렵지만 차근차근 설명하다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우주로 이어지는 과정이 놀라웠고 재미있었다.


조금 알고 싶어 근데 무서워


그렇다 보니 수학과 과학에 대해 호감도가 조금 상승했다. 조금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런데 조금 무섭기도 하다. 내가 익숙한 숫자는 조 단위까지인데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숫자가 마구마구 펼쳐져 있고 그것이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 같으니.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우주는 얼마나 큰지에 대해 생각하니 무서워졌다.


전까지는 수학이나 과학은 무턱대고 외면했었다. 어려워서라는 이유로. 그런데 이 영상을 접하고 나니 호감도가 상승했다. 다음에 어떤 새로운 이과 콘텐츠를 봐도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겠다는 부정적 편견은 조금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봐볼 의향이 생겼다!




INFJ


일단 감상


간단한 감상평을 말하자면 수학은 역시나 어렵다, 이다. 학교에 다닐 때 수학을 짝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영상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해가 갈 듯 말 듯 어려운 내용이 잔뜩 쏟아지는데, 설명해주시는 분의 간결하고도 명확한 설명과 시각적 자료가 이해를 도와 간신히 30프로 정도는 이해를 한 것 같다.

보면서 저렇게 경지에 오를 정도로 한 장르를 깊게 사랑할 수 있는 열정에 큰 감동하기도 했다. 무언가를 저 정도로 탐구하고 확장해서 타인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지 알기에 부러우면서도 영상의 내용에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상상


전체적인 감상을 위에서 간략하게 말했다면, 이것을 보고 나는 무엇을 느끼고 상상하게 됐는지 두서없이 말해보겠다.

이 영상을 보고 어렵다는 생각과 동시에 다른 생각도 하나 들었다. 미치도록 아름답다고 느꼈다. 수학적 근거가 어우러져, 상상력이 자극되는 이야기의 원천을 보는 듯했다.


우주 만물은 과연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있는가?

인간에게 내려진 숙제이자 숙명이기도 한 그 미스터리는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다.


루트 2의 무한 층이 유한한 값이 나온다는 것에서 그 구조를 설명하는 데에 나온 무한의 계단, 프랙털이 나오는 장면에서 나는 소름이 돋았다.

우리의 아주 작은 신경 세포의 뉴런 구조는 우주의 구조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작은 것은 큰 것을 대변하며, 큰 것과 작은 것은 닮아있다.

어릴 때 그 얘기를 듣고 우주가 거대한 생명체의 일부라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단, 우리가 우주의 일부이기에 닮았다는 말을 지금은 더 좋아한다.


허수 i의 tetration 나선형 은하와 3i의 tetration 양자역학 등 영상 속에서 다양한 수 형태의 tetration를 설명을 들을 때 내가 앞에서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와 몰입이 잘 됐다.

양자역학에서 제시된 상태의 중첩 현상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실험적 증거와 우주의 복잡성과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도출된다. 그걸 표현한 걸지도 모른다니. 벅차오르는 마음이 계속됐고 상상력은 더 자극됐다.


우주 상수 부분도 너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일전에 우주 관련 책을 읽었을 때 이 모든 구조가 너무나도 짜임새가 완벽하여 역설적이게도 신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문장이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러나 그렇기에 다중우주 가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것도 말이다. 무수히 다양한 다중우주가 펼쳐져 있고 그중에 완벽하게 세팅된 이 세상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여러 우주 중에 그 우주 상수가 딱 알맞은 값이어서 우리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다중 우주론을 상상하면 아무리 상상하길 좋아하는 나조차도 잘 그려지지는 않는다.

거대한 우주의 이론을, 증명해내고 이해하는 건 어쩌면 내 역할이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이런 작은 우주의 영향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극명하다.

아주 작은 값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불러왔듯, 지나치는 작은 행동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선택과 행동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이어져 더 큰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마치 우주 상수의 미묘한 조화가 생명을 탄생시킨 것과 닮았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를 가벼이 여기지 않으려 한다. 한 사람의 미소가 다른 사람의 하루를 밝히고, 작은 친절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처럼, 나 또한 이 거대한 우주의 작은 일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충실히 해내야겠다는 결심이 들기도 했다.



일단 결론


사실 물리와 우주와는 전혀 관련 없는 직종에 일하고 있고 내가 가벼운 마음으로 지나가다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 사실 어디까지가 팩트인지는 모른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공간의 정의를 파헤친다는 건 눈물이 나게도 어려운 일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매혹적인 일이기도 하다.


나는 왜 이런 진리를 탐구하는 영상에 가슴이 뛰는가?


어쩌면 이 과정은 단지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주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되찾는 여정이라고 느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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