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그 기적 같은 일

by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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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몰 영풍문고 에세이 베스트 오른 거 쓰윽 보고 왔다. 서있진 못하고 누워있구나. 눈높이가 낮아서 얼마나 사람들 눈에 띌 진 모르겠다. 확실히 여의도 영풍 에세이 베스트 진열대는 넓다. 눈에 보이는 곳 반대편도 똑같이 에세이 베스트. 100종 정도 되지 않을까.


출판업계에서는 자신이 쓴 책을 누군가 사가는 모습을 직접 보면 베스트셀러에 오른다는 속설이 있다(고 카더라). 그만큼 많이 팔린다는 얘기겠지.


첫 책 <작가님? 작가님!>이 나왔을 때 나는 여의도 영풍에서 누군가 내 책을 사가는 모습을 딱 한 차례 목격했다. 울고 싶었다. 얼마 후 책은 소설 베스트에 잠시간 머물렀다.


두 번째 책이 나오고 며칠 후 아내가 여의도 영풍문고에 들렀을 때 한 여성이 내 책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아내는 전화기를 들고 "힘 빼고 스윙스윙 랄라라 맞아? 이 책이 그렇게 재밌대?" 하고 연기를 했단다. 소심해서 아마 목소리를 크게 내진 못 했을 것이다.


아무튼, 아내의 그 연기 덕인지, 내 책을 보던 그 여성은 책을 사 갔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와 아내는 책을 팔기 위한 부부사기단이나 다름없다. 아내는 서점에서 내 책이 팔리는 모습을 보고는 신기하다고 했다.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눈으로 책이 팔리는 모습을 보아서인지, 에세이 베스트에 올랐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바침>에서는 이런 글이 있다. 사람이 60년 정도 책을 읽을 수 있고, 1주일에 책 한 권을 본다면 평생 볼 수 있는 책은 3,000권 정도라고.


물론 내 주변에는 일주일이 아닌 하루에 한 권을 읽는 분도 계시고 1년 내내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책에 바침>의 내용대로 누군가 평생 3,0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그중 한 권이 내가 쓴 책이라면.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고, 커다란 행운이 아닌가. 자신에게 주어진 할당량의 책에서 0.03%의 시간을 내게 할애해준 것이니.


심지어 어떤 이는 내가 쓴 책 두 권을 모두 읽어주시고 서평을 남겨주신 분도 있다.


3,000권이라는 숫자를 생각하면, 그 누가 내 책을 읽더라도 시간이, 또 돈이 아깝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든다.


부디 한 번이라도 웃을 수 있다면.

부디 한 번이라도 마음이 동할 수 있다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또한 언젠가는 누군가의 평생에 있어 0.03%가 될지 모른다.

이 숫자를 생각하면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 역시, 기적 같은 일이다.






책과 달리 사람이 평생 들을 수 있는 곡은 7만 곡 정도라는 이야기를 아주 오래전 들었다. 그 7만 곡 중 한 곡을 백번 넘게 들었다면 그 곡을 정말 사랑한다는 말이겠지.


첫 책 <작가님? 작가님!>을 작업하며 나는 스타일 카운슬(Style Council)의 <It's a Very Deep Sea>를 백번 넘게 들었다.


가만히 놔두어도 좋을 과거를 파헤치기 위해 다이빙을 하고, 운이 좋으면 수면 위로, 그렇지 않는다면 가라앉을 거라는 가사.


나는 첫 책을 쓰던 시기, 그렇게 이야기 속으로 침전했다.


다음 책의 원고를 보면서 다시 스타일 카운슬의 곡을 꺼내 듣는다.


너무 깊은 바닷속으로.

다이빙.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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