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담

200910

by 이경



1.


페이스북에서 한 작가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데, 이 분 신간이 나왔다. 신간이 나왔다는 게시물에 또 다른 작가분이 댓글을 달았는데 내용인즉슨, 축하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였다.


아, 책은 이렇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축하를 받을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출판사 투고할 때는 답장만 와도 좋겠다, 싶다가도 답장이 오면, 계약이 되면 좋겠다, 싶다가 계약이 되면, 무사히 책이 나오면 좋겠다, 싶다가 책이 나오면 많이많이 무조건 많이 팔리면 좋겠다!!!!!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책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주변에서 축하를 받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깜빡한 것 같다.


아, 나는 잠시 초심을 잃고 마음속에 욕심과 용심이 가득 쌓였었구나, 반성하면서 그래도 책은 많이 팔리면 좋겠다.



2.


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한 골프용품업체로부터 DM이 왔다. 어이쿠 DM 오면 막 두근두근 한다. 골프책을 내고 골프업체에서 DM이 왔으니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지 아니할 수 없는 일.


혹시 책을 재밌게 봤다고 유명 작가에게만 붙는 협찬이 제공되는 것인가!

골프 용품 매장에서 책 광고라도 해주려는 것인가!


역시나 마음속에는 이런저런 망상과 욕심이 피어나고 있었다.


골프업체에서는 블로그를 도맡아 운영해줄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었고,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도 주접을 떨어서 그런지 한번 문의를 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 저는 블로그가 있지만 일주일에 한 명 정도 들어옵니다...


역량이 부족하여 저와는 맞지 않는 일이라고 고사하였는데, 아 이것도 원고 청탁의 일종이라고 봐야 하나. ㅋ



3.


알라딘에 거의 매일 접속하고 신간을 본다. 신간을 보면서 이름이 특이한 출판사 명도 보곤 하는데, 최근 마스다 미리의 책을 낸 출판사 이름이 '북포레스트'다.

'포레스트북'이라는 출판사도 있는데, '포레스트북'과 '북포레스트'는 어떤 관계일까.


며칠 전 서점에서 책을 하나 보았는데 그 출판사 이름은 '그여자가웃는다'였다.

책 제목도 문장형이 대세인데, 이렇게 출판사 이름도 문장형이 있구나. 출판사 직원이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을 상상했더니 재밌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여자가웃는다의 아무개입니다... 흠.


출판사 이름 중에 가장 유쾌한 이름은 역시 '드렁큰에디터'가 아닌가 싶다. 이름 참 잘 지은 듯.



4.


가끔 SNS에 글을 올리고 가슴이 간질간질 불편할 때가 있다. 지울까 말까 어쩔까 싶은 글. 내가 쓴 글로 혹여라도 누군가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는 것인데, 이런 약한 심성으로 앞으로 글을 어찌 쓸 수 있을까 싶다.


뭐 다 제가 착해 빠져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아님 말고.



5.


벌써 목요일. 시간 참 빠르다. 이번 달 안으로 퇴고 원고를 출판사에 보낼 예정이다.


책 세 권 정도 내면 책마다 시너지가 좀 일어날까. 나는 조금 덜 무명의 글쟁이가 될 수 있을까. 뭐 이런저런 망상을 한다.


첫 책을 계약하고는 혹시라도 출간 전에 책이 엎어질까 봐 주변 누구에게도 책 계약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설레발이 무서워서.


세 번째 책은 나오려면 넉 달은 더 남았는데, 책 나오면 책 보낼 리스트를 벌써 짜 놓았다. 전에는 책 나오기 직전에 책 보낼 분들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설레발이 아주 충만하다.


이렇게 설레발을 떨어도 되는 걸까. 역시 나는 초심을 잃은 걸까, 싶지만 초심이고 설레발이고 나발이고 간에 책은 잘 팔리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베스트셀러, 그 기적 같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