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나올 책은 지난 5월에 투고하고 6월에 계약했다. 출간 예정은 내년 1월. 한 차례 원고를 손보고 다시 편집자에게 보낸 것이 지난달. 담당 편집자님은 읽고서 피드백을 주시겠다고 했는데, 한 달이 넘도록 피드백이 없었다. 아, 어쩌지. 고칠 게 너무 많나, 싶었는데 고칠 게 많이 보이지 않아서 피드백이 늦어지는 거라고. 다행이다 싶다.
편집자마다 좋아하는 원고가 다를 텐데. 어떤 편집자는 기획부터 구성까지 책 하나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관여하며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다지 고칠 것 없이 저자가 완성한 원고 그대로를 조금만 손봐서 내놓길 좋아하는 편집자도 있겠지.
한 교정 전문가는 고칠 게 별로 없는 원고보다 지리밭 같은 원고가 작업하기엔 더 좋다고 했다. 지뢰밭 원고는 처음부터 각 잡고 원고를 봐서 저자의 대부분 실수를 걸러낼 수 있는데, 고칠 게 별로 없는 원고는 저자를 믿고 느슨하게 글을 보다 보니 오히려 이런저런 잔실수가 나오는 법이라고.
그렇다고 글쟁이 입장에서 일부러 오탈자를 심어놓고, 자 이것은 테스트입니다. 오탈자를 찾아보세요!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나는 될 수 있으면 고칠 게 많이 없는 원고를 쓰고자 하는 편이다. 다음 책은 11월 정도에 편집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담당 편집자님 편집 착수한다는 생각으로 원고를 보기 시작했다는 소식.
재밌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
지난 6월 브런치를 통해 출간 제안 메일이 왔다. 음악 에세이 출간 제안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출간을 목표로 처음 쓴 원고가 음악 에세이였기 때문에, 나한테는 좀 애증의 원고랄까. 꼭 내고 싶다는 소망은 있는데 쉽지는 않다. 마침 브런치 공모전 기간이라 제출은 해보지만 될 거라는 생각은 없다. 공모전에 글 보내는데 돈 드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한 번 내보기는 함.
누군가 먼저 출간 제안을 주고, 먼저 물러서는 모습을 보면, 마치 누군가 나에게 먼저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다가, 먼저 멀어져 버리는 것 같다. 나는 사랑을 주지도 못했는데 싶어서, 쳇, 뭐야, 너무하잖아, 이럴 거면 왜 먼저 다가온 거야, 싶은 마음이랄까.
음악 에세이를 투고하면서 많이 접해본 경험이라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세 번째 책이 나오면 음악 에세이를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까. 그것도 모르겠다. 출판 시장에서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소재이고, 또 소재의 특성상 노래 가사가 많이 나오다 보니 저작권을 해결하는데도 적잖은 돈이 들어갈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아마도 출판사들은 꺼려하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뭐 책이 될 원고라면, 언젠가는 책이 되겠지.
요즘 가장 즐겨 듣는 곡은 보니 레이트(Bonnie Raitt)의 <I Can't Make You Love Me>
네가 날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어! 하는 서글픈 트랙이다. 위의 글과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즐겨 듣는다. 건반을 누가 두들겼는지 보니 브루스 혼스비 영감님이 두들겼다. 듣고 있으면 브루스 혼스비 느낌이 난다.
조지 마이클, 보이즈투맨, 패티 라벨, 아델 등 노래 좀 한다는, 그것도 아주 잘한다는 많은 사람들이 커버한 곡이다. 원곡 보니 레이트 버전을 제하고는 조지 마이클의 버전이 가장 듣기 좋다. 듣고 있으면, 아 느끼해, 느끼해 하면서도 끝까지 듣게 된다. 이래서 조지, 조지 하는구나 싶달까. 가을은 짧고 겨울은 성큼.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머라이어 캐리나 듀오 웸의 노래가 거리에 흘러나오겠지.
조지 마이클은 죽음도 참 드라마틱하구나 싶다. 성탄절에 생을 달리 한 조지 마이클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웸의 <Last Christmas>를 하늘에서 듣고 있겠구나 싶다.
전에 한 편집자는 나에게 소설을 쓰는 게 편한지, 에세이를 쓰는 게 편한지 물었다.
나는 "음악 글 쓰는 게 제일 편합니다." 하고 동문서답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