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내 마음의 터
편협한 내 생각의 범주
너를 만날 수 있었으니 구원이었어
김창기 - <너의 자유로움으로 가> 中
글 쓰고 기회 되면 책도 내고 하다 보니 구원이라는 단어가 좀 특별하게 느껴진다. 글쟁이가 책을 내려면 독자를 만나기 전에 편집자라는 사람을 먼저 만나게 되는데, 거의 처음으로, "어 너 이 생키 글 괜찮은데? 우리 같이 책으로 만들어볼까?" 해주는 사람이라, 글쟁이에겐 구원의 손길이나 다름없다.
김창기의 <너의 자유로움으로 가>는 사실 이별 노랜데, 내 인생을 구원해주었던 사람에게 그간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슬을 끊을 테니 너는 자유로 떠나거라... 하는 내용이다. 굉장히 폼나는 이별 통보라 할 수 있겠다. 가사 라인 하나하나가 멋스러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좋아하는 작사가의 애정 하는 가사다.
편집자가 두 달에 책 한 권 만든다고 치면, 1년에 여섯의 저자를 구원하는 셈인데, 저자 그들은 각자 자신의 책이 마감되고 나면, 엉엉엉 편집자님, 제 인생을 구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편집자님은 저를 벗어나 자유로 떠나십시오... 하면 좋겠지만 결국 편집자는 또 다른 저자를 부지런히 구원하러 나서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편집자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어쨌든 김창기의 가사 그대로 글 쓰다 보면 내 마음은 왜 이리 비좁은가, 내 생각은 왜 이리 편협한가 싶은데 편집자를 만나는 그 순간만큼은 이런 상념들을 무너뜨릴 수 있어서 좋다.
살면서 구원 많이 받고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