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휴대폰이 생겼고, 나는 두렵다.

부자간에 맞팔은 하고 지내십니까?

by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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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들 1호에게 휴대폰이 생겼습니다. 초3인데영. 아들 1호도 언젠가, 혹은 곧 인스타그램도 하게 될 테고, 울 아버지라는 사람은 소셜미디어의 세계에서 어떤 호작질을 하고 다니나... 저를 팔로잉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초딩 자녀의 부모님들. 부모 자식 간에 서로 맞팔은 하고 계신지, 아니면 아이고야 나는 자식 생키에게 내 글 보여주기 남사스럽다, 하여 계정 차단을 해두셨는지, 궁금합니다.


저, 지금이라도 계정을 비공개로 돌려야 하는지, 아니, 근데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자니 책 홍보를 하는 데에 있어 제약이 있을 것이고, 아아 고민입니다.


햄릿이 된 기분이근영. 죽느냐 사느냐, 책 홍보를 포기하느냐, 초딩 잼민이 아들 1호에게 인스타 계정을 들키느냐... 일단 들키면 그때 가서 아들을 블락시켜야겠다... 저는 마 이런 심정으로, 책 홍보를 포기할 수 없다... 하는 마음이긴 합니다만.


아들에게 부끄러운 애비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살고 있건만, 소셜미디어에 올려놓은 글들을 생각하면 나는 왜 아이들에게 부끄러워지는가.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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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조금 희한한(?) 기사를 보았는데 밴드 널바나 <네버마인드> 앨범 카바의 꼬꼬마가 성장하여, 너바나 생키들 내 누드를 지들 마음대로 카바로 썼다! 만천하에 내 고추가 돌아다녀 평생 괴로웠다! 너바나 니들 아동포르노 관련으로 고소!! 뭐 이런 기사가 있던데영. 흐음.


댓글로는 뭐, 니네 부모님한테 따져야지 그걸 왜 너바나 멤바들한테 그러냐... 이런 분위기인 것 같아영. 소셜미디어에 아들 고추 사진을 올린 적은 없지만, 그래도 아이에 대해 이런저런 글을 써놓긴 했으니, 울 아들도 나중에 제 책이나 소셜미디어 계정의 글을 보고는, 아부지 왜 제 이야기를 허락도 없이 쓰십니까!!!!! 이러면 어쩌나 싶고...


깔깔깔, 아몰랑.

애들은 참 빨리 크는 거 같아요. 언제 이렇게 컸지. 넘어지지 않게 안아주고 손잡아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될까 봐 두려워해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니.


요즘 아해들 사춘기 몇 살쯤 오나영? 아들 1호 초3인데 벌써 사춘기인가... 승질도 막 부리고 애비된 입장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만, 결론은 아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몰래몰래 소셜미디어는 계속하고 싶다, 뭐 이런 얘기입니다. ㅇㅇ.




근데 요새 아이들 휴대폰에는 엄청난 감시 기능이 있네요? 아이한테 온 문자 내용, 아이가 어떤 어플을 몇 분이나 썼는지 그런 게 부모 휴대폰으로 다 볼 수 있어서... 음, 이건 뭐 거의 민간인 사찰 수준 아닌가, 아들 1호에게도 나름의 프라이버시가 있을 텐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특히나 같은 집에 사는 여성이 아들 1호 휴대폰에 게임 설치를 허락해주지 않아서, 현재까지 아들이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 계산기라는 서글픈 사연이... 흠흠.


우리 아들, 이러다 수학 천재 되겠네...?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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