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코엑스 전광판을 포함하여, 전 세계 유명 스팟의 전광판에 '30'이라는 숫자가 뜨고 있는데, 이게 아델(Adele)의 새 앨범 광고라고 하더라. 지금까지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낸 아델의 앨범 타이틀은 모두 나이를 가리키는 숫자였기 때문에. (19 / 21 / 25)
그리하여 어제는 오랜만에 아델의 세 번째 앨범을 들었다.
한 5개월 전쯤일 텐데, 라디오에서 아델의 <When We Were Young>이 흘러서,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나오더라... 하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나는 구라쟁이라서 '울었다'고 글을 써도 실제로 우는 일은 그다지 없고 그저 마음속으로 서글퍼하고 마는데, 5개월 전 <When We Were Young>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하염없이, 속절없이 눈물이 흘러나와서, 아이고 이거 참 눈치도 없이, 좁쌀 맞게 이렇게 눈물이 나오나 그래, 어쩔 줄 몰라하던 때가 있었다.
가끔은 음악이 칼날처럼 마음에 파고들 때가 있으니까.
5개월 전 그때는 나이 듦이 서러웠고, 겁이 났고, 두려웠고, 무서워서는 <When We Were Young>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처럼 다가왔다.
그리고는 지금보다는 젊던, 어리던 때를 떠올렸다.
엄마 아빠가 늙지 않았을 때,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아 걱정이 없었을 때,
어떤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웠을 때,
아내가 애인이었을 때,
내 눈이 조금 더 밝았을 때,
흰머리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때,
머리숱 걱정이 없었을 때,
의치가 아닌 내 이로 음식을 씹어 삼켰을 때,
매일 면도하지 않아도 지저분하지 않았을 때,
눈빛에 날카로움이 남아 있었을 때,
글쓰기와 책 쓰기로 고민하지 않았을 때,
그리하여 출판사의 거절에 상처 받지 않았을 때,
별다른 고민 없이 친구들과 술 마시고 담배 태우며 시답잖은 농담으로 시간을 죽였을 때,
아델의 노랫말처럼 누군가가 영화 같고 노래처럼 느껴졌을 때,
30대, 20대, 10대,
젊고 어렸을 적,
마음은 가난했을지언정,
몸은 건강하였을 때,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생겨나는 고민과 걱정들이 모두 없었을 때.
그런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5개월 전에는 많이 울었다.
다섯 달이 지나 부러 꺼내 들은 아델의 <When We Were Young>을 듣고선 울지 않았다.
나이 드는 것은 여전히도 서러운 일이긴 하지만.